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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영이가 우리 대신 화내줬대요.
후명이 | 2005·12·12 02:26 | HIT : 2,645 |
저는 오늘 스탠딩에서 공연을 봤어요.
제 지인도 다른 곳 스탠딩이었는데, 도저히 스탠딩에 설데가 없고 또 위험해 보여서 a석으로 갔대요.
그때, 공연 스텝 중 한 명이 여친을 데려와 앉히더래요.
(a석에 무대 뒤쪽으로 스텝들 드나드는 문이 있다네요. 아마 그 스텝은 무대 뒤에서 일하는 스텝인가 보더래요. 그 후에도 공연 중간중간 여친 살피러 여러번 왔다갔다 했대구요)
그리고 자리때문에 진행요원과 관객들간에 언성이 높아지고 난리가 나니까 제 지인과 그 스텝이 얘기를 나누게 됐는데,
그 스텝은 제 지인이 나이도 있어보이고 하니, 자신들 상황이 이러저러하다 얘기를 하다가, 멤버들이 그 전부터 봉 치우지 말라고 말을 했었다, 어제도 전화를 일부러 걸어와서
치우지 말라고 했다, 그러더래요.
그랬는데 오늘 리허설에 들어오니 봉이 치워져있는 걸 보고 호영이가 화를 내면서, 마이크를 집어던지고(!) 들어가 버렸다, 그러러래요.
그 스텝은 제 지인이 호영이팬인지 모르고 한 소리인대, 암튼 그래서 호영이 설득하느라 애먹었다고 하더랍니다.
(호영이 고집이 보통이간디?)
호영이 참 터푸하죠?
아무때나 터푸한 척 어깨에 힘 주는 사람보다, 호영이 같은 사람이 진정으로 터푸한거 같애요.
평상시엔 다정하고 부드럽다가 꼭 필요할때는 터푸하거든요
늘 터푸한 남자, 밥맛 없습니다ㅎㅎ
중경고짱 호영이 간지가 그냥 나오는게 아니에요^^
암튼 호영이가 공연기획사에게 우리 대신 화내줬다니 기분이 좋아요.^^( 그 사람들은 좀 혼나야돼요!)
팬들 오늘 너무 고생스럽게 공연 본거, 호영이는 많이 마음에 걸려하는 거 같았어요.
죄송하다 말도 했고, 공연 내내 많이 신경쓰더라구요.
오늘 힘들게 공연본거 화도 나지만, 최소한 호영이만은 우리 고생스러운거 안스럽게 생각하고 속상해했단 거, 그거 우리 기억하자구요^^
(그리고 공연기획사에게 받아낼거 있는 분들은 공연기획사 게시판으로 직접 가셔서 꼭! 받아내시길 바랍니다. 호영이는 이 건에 대해 할 만큼 한 사람이니까 퓨어에서 직접적으로
성토하는 건 자제해주셨음 해요^^)
호영이는요 말을 아주 잘해요.
천상유수로 줄줄 막힘없이 뽑아낸다 소리가 아니라요, 사람의 가슴을 턱 치게, 그래서 심장 속에서 우지끈 소리가 나게하는 말을 잘해요.
팬들더러 오늘 그랬어요.
팬들이 자신들을 사랑하는거, 힘들때도 있었을 거라구요.
그 말듣는 순간 정말 심장에서 우지끈 소리가 났어요.
너 정말 알아주는구나, 우리가 힘들었던거 너도 아는구나!
네가 힘들면 우리도 힘들었던거, 너를 아끼는데 질곡이 많았던거 그래서 가끔은 정말 힘들다 느꼈던 거 아는구나!싶더라구요.
사람 사이가 가장 따뜻하고 말랑말랑해질때는, 우리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때에요.
내 마음을 상대가 알아주는 걸 알때에요. 내가 느끼는 걸 상대도 느끼는 걸 알때에요.
호영이는 근데, 다 알더라구요. 내 맘을 알고 내가 느끼는 걸 다 느끼더라구요.
신기하죠? 놀랍죠? 감동적이죠? 사랑스럽죠?
토요일만 해도 그래요.
마지막에 다른 멤버들 발언으로 팬들 분위기 다운됐었잖아요.
호영이는 팬들 분위기 헤아리고 다독거려줘요.
지오디 중 한명만 좋아해서 지오디를 아낄 수 있는 거니까 좋다고 한 번 헤아려주고,
자기들은 서로 안 좋은 소리를 했을때 바로 털어버린다고 또 한 번 헤아려줘요.
팬들에게 맘에 두지 말란 소리죠. 그냥 듣고 잊어버리시라구.
그리고 더 후에, 그래도 팬들 아직 덜 풀어진 거 같으니 하는 말, 단순하게 생각하시라구, 복잡하게 생각하면 실타래처럼 엉킨다구, 그렇게 헤아려주더라구요.
정곡을 찌르는 말들이면서 참 다정하지 않나요?
맞아요 관건은 그거에요.
단순하게 생각하는거.
단순하게 생각하고 털어버리는 거, 그거에요.
낙관적으로 단순하게 바라보는 거, 그게 우리에게 필요한 거 같아요. 우리 그간 너무 힘들었잖아요.
그리고 저는 호영이가 참 아들?같거든요.
저보다 나이도 어린데다, 요즘은 머리까지 그래놓으니 애기ㅠㅜ같아서리 참 그래요.
근데 토요일, 팬들을 여러 차례 다독거리는 호영이를 보니, 어린 친구들이 보면 호영이가 진짜 헉, 소리 나게 남자로 느껴지겠구나 싶었어요.
그냥 미약하게 괜찮아 괜찮아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생각하라며 방법을 제시해주는 구체적인 위로가 참 기대고 싶어지게 할거같더라구요.
게다가 팬들 심기 살피며 한 번, 또 한 번 다정하게 해주는 말들이 참 자상하게 들려 애인같이 느껴질거 같더라구요.
애기같던 호영이가 어느새 이렇게 컸는지^^
호영이의 이런 말들로 참으로 행복한 토요일, 일요일 공연이었어요.
오늘 좌석쪽 무대에 학알이 병에서 흘러나왔었다면서요.
저는 멀리서 보면서 도대체 뭘 저렇게 앉아 하나하나 주워담나 그랬어요.
근데 그게 학알이었다면서요.
학알이 그렇잖아요.
마음을 담아 접는 거잖아요.
마음을 담아 접지만 사실은 흔한 종이에 불과할 뿐인 학알, 그것에 담긴 마음을 새기고 의미를 부여해 주워담는 호영이가 참 호영이답다 싶더라구요.
작고 흔한 가치,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는데 다 빛이되고 소망이되는 그런 가치를 순수하고 투명하게 받아들이는 호영이는 역시 호영이다, 생각했어요.
그렇게 작은 가치를 긍정적으로 받아안는 호영이니, 앞으로 작은 것에도 행복해하고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며 성실하게 살거란 걸 알겠더라구요.
그렇게 살 호영이니 물론 좋은 일만 있을 거란 믿음도 생겼구요.
호영이는 정말 복받을 거에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호영이에게 하고픈 말!
콘서트, 너로 인해 많이 좋았어.
무대에 심취하고 노래에 빠진 네 모습이 너무 좋았어.
그래서 나도 많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었어.
뮤지컬에서의 프로배우같은 모습은 앞으로 네가 뮤지컬배우도 해주면 어떨까 행복한 기대를 하게했고, 더 일취월장한 노래는 앞으로 어떤 노래를 불러줄까 궁금증을 갖게 했어.
오늘 공연 우는 사람들 많았지만, 나는 하나도 눈물이 나오지 않았어.
그간 너로 인해 즐거웠고, 앞으로 즐거울 건데, 잠깐 공백이 있다고 눈물이 나올리 없잖아.
이제 몸좀 추스르고 불편한 다리도 좀 돌보길 바래.
너무 수고많았고 애썼고, 너니까 가능했던 일, 너 너무 장해!
이제 맘놓고 두다리 쭉 뻗고 쉬어. 넌 그래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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