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씨의 지오디 인터뷰를 읽고..
후명이 | 2005·12·08 00:53 | HIT : 1,806 |
강명석씨가 지오디와 한 인터뷰 읽으셨죠?
생각을 참 많이 하게 하는 인터뷰 아닙니까.
슬픈 부분도 있고..
답답한 부분도 있고...
글을 읽어보며 순서대로 얘기해보자면..
1. 선아 얘긴 고만듣고 싶고..; 재미없음.
2. 호영이가 말한 중국요리 코스 얘기.
여자라고 안 그런거 아니겠지만 남자들 보면 가끔 그런 사람들 있어요 쓰고 죽자, 식으로 돈 써대는 사람.
돈 많은거 아님서 돈 좀 생기면 그러는 사람.
딱 호영이 아닙니까. 코스 먹고 싶다고 단돈 몇푼도 없었던 사람이 두명을 공짜로 사줘가며 코스를 먹다니요.
귀엽기도 하고 그 나이때 남자애들을 보는 거 같아 재밌기도 하고..ㅎㅎ
3. 호영 : 사실 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내가 그 분들의 그런 사랑을 내가 받아도 되나 싶은게..... (중략)..... 요즘 저희가 7집까지 오면서 예전에 있었던 일들도 생각나면서.. 팬들한테 많이 고마워요. 그냥 편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어렵게 해보려고 하기도 하고...
호영이가 늘 잘하는 말이, 왜 나를 이렇게 사랑해주시는지 모르겠다, 라는 말이에요.
팬들은, 아냐 너는 사랑받을만해~~라고 말하지만 호영이는 늘 그러더라구요, 나 같은 놈을 왜 사랑해주시는지...라구요.
허나, 이 말의 전제는 '나는 이미 사랑을 받고 있다' 아닙니까.
호영이가 왜 사랑을 받는지 알든 모르든간에 호영이는 깨닫고있단 겁니다, 자신이 사랑받는단 사실을요.
그거면 된거죠 뭐.
암튼 그런 식으로 호영이는 팬들의 사랑을 확신하는 발언을 많이합니다.
팬된 자로서; 참으로 듣기 좋은 소리죠.
너와 나 사이에 확신만 있다면 무엇이 두려우리!
콘서트에서도 팬들에게 호영이가 유난히 많이 다가가지 않습니까.
잡아당기는 팬들이 만들어내는 변수때문에 공연하는 사람 입장에서 그러기가 쉽잖을텐데 호영이는 그야말로 저돌적으로 팬들에게 다가가거든요.
상체를 좌석쪽으로 들이밀거나 등을 가져다 대거나, 하는 경우 많아요.
손도 그냥 내주고 있구요.
그걸 보면 딱 느껴지는게, 쟤는 확신을 하나보다, 에요.
팬들이 호영이를 만지고 싶어한다는 걸, 그런 식으로 호영이란 인간을 느껴보고 싶어한다는 걸, 그리고 결국 팬이 호영이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을 거라는 걸요.
인간에 대한 긍정적인 확신이랄까.
전에 전국투어 서울 앵콜때요.
호영이가 힘들때였는데, 그때 관객 중 한명을 여자친구로 올라오게 했어요.
한 분 올라오셨는데, 올라오자 마자 호영이를 꽈아악 끌어안으시더군요. 오래동안이요.
위로하는거죠.
근데 호영이도 그 분을 꽈아악 안고 있더라구요.
역시 위로 받았나봐요.
저는 그 거 보면서, 호영이 무척 힘든 상황이고, 인간에 대해 지긋지긋한 마음이 들만도 한 때인데 그래도 인간으로 인해 위로를 받나보다 생각했어요.
아무리 팬이래도 남인데, 그 남이 꽈악 끌어안아 준다고 위로를 받는다니 얘는 사람을 믿나보다, 사람을 그래도 좋아하나보다 싶더라구요.
사람, 그 중 최소한 팬은 믿는 거 같아 보여 참 찡했구요.
팬들에게 받은 애정을 그대로 믿어주는 거 같아서, 우리가 어쨌든 호영이에게 사랑을 주긴 준거 같아서 좋았구요.
그리고 위에 [그냥 편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어렵게 해보려고 하기도 하고... ] 이 부분, 호영이 고집과 자존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죠. 호영이는 이런 사람인거에요.
4. 호영 : 그런데 저희도 저희만의 고집이 있잖아요. 저희가 100% 다 수렴을 하진 못해요. .....(중략).... 고민을 하면서도 저희 생각 50%, 팬들 생각 50%를 조화하고 싶어요.
이 부분에선 좀 웃었습니다.ㅎㅎ
호영이는 50프로라고 하지만 사실은 5프로 아닐까 하고서..ㅎㅎ
호영이 고집이야 우리가 알잖아요.
어디선가 라디오에서 데니는 팬들의 다수 의견에 따라간다면서 준형과 호영이가 약간 지조없단 식으로 농담하던데(준형은 데니가 팔랑귀라고 했음.ㅋㅋ) 호영이 사전에 팬들 다수 의견이라고 마냥 따라가는 일은 거의 없을걸요.
그러니 팬들은 호영이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려면 투정도, 화도, 신경질도 부리지 말고 제대로, 논리적이고 설득력있게 해야할 거에요.
워낙 고집이 있는 사람이라..
그런 의미에서 팬들 모니터링이 그간 너무 감정적이고 투정섞인 것이었다는 걸 반성해야 할듯...;
5. 호영 : 차타고 음악듣기 ? 정말 차타고 음악듣는 건 마약이에요. 마약. 그리고 하나 더 꼽자면.. 공연? 그건 마약보다 더 심하죠.
호영이는 가수할 운명이죠. 그리고 공연할 운명이구요.
거부 못해요.
가뜩이나 어려운 가요계 풍토에 고생할 호영이에게 경배를!-_-
6. 호영 : 그리고 그 때 저희가 길이란 노래를 부르면서 정말 우리가 뭘 해야할까 그걸 항상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정말 보통 댄스그룹처럼 되기 싫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공연? 우리가 공연을 100번을 해? 거기에 마음이 움직였죠.
호영이를 보면 가끔 사생활이 있을까 궁금해요.
온통 이거(가수활동)에만 신경이 쏠린 거 같거든요.
길이란 노래를 할때 댄스가수로서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다잖아요.
요즘도 라디오같은데서 투러브 노래 설명할때 보면 호영이는 온통 삼각관계에 빠져있어요.
이럴 수도 있을 거다 얼마나 가슴 아플까, 하면서 온통 몰입해있고 감정이입하고 있어요.
그러니 노래의 표현력이 좋을 수 밖에 없지요.
(노래의 표현력이란 인터뷰 후반쯤에 강명석씨가 언급한 노래에 대한 연기력의 다른 표현이죠)
7. 그리고 호영이와 태우의 서로에 대한 보컬 평가.
강명석씨는 호영이와 태우가 서로 닮아간다 평가하는데 호영이는 자신이 아직 색깔을 못찾았다(즉 자신이 태우와 비슷했다) 표현하네요.
(호영이와 태우가 서로 닮아간단 말은 6집때 적절한 말이라고 봄. 7집은 서로 벌어진 느낌)
호영이가 너무 겸손한건지 아님 태우가 메인보컬이라 딱 접어놓고 생각하는건지 호영이의 이런 말들은 사실 이해가 안돼요.
노래 '체인지' 들어 보세요.
잇소크레이지~ 잇소러블리~ 이거 보세요. 딱 호영이스럽거든요.
태우가 호영이스럽게(밝게) 부르느라 목소리 가늘어지지 말고 그냥 호영이한테 그 파트를 줘서 노래 원래 의도대로 밝게 표현하게끔 했음 좋겠는데 그럼, 지오디란 그룹의 시스템이 무너지는 거니 안 줬겠죠. 체인지는 전반적으로 노래 자체가 호영이스러움에도 불구하구요.
(저는 전에 쓴 어떤 글에서 1집부터 굳어버린 지오디 시스템-김태우 메인보컬, 손호영 서브 보컬-때문에 백년천년이 가도, 호영이가 아무리 발전해도, 호영이 보컬 비중은 그닥 늘지 않을 것이다, 언급한 바 있습니다)
'폴링'도 들어보세요.
사랑할거같아요~빠져들고있어요~ 이 부분도 호영이스러워요.
태우가 호영이의 장점이라고 말한, 슬픈노래는 슬프게, 기쁜 노래는 기쁘게 부를 수 있는 능력(곡 표현력)을 지오디에서는 제대로 펼칠 수 없어요.
왜냐 메인보컬 김태우가 메인으로 노래를 해야하니까.
호영이는 그 파트가 자신과 맞느냐 아니냐와 관계없이 정해진, 얼마 안되는 파트만 맡게 되죠.
호영이가 김태우의 단점일수도있다 말한 일관된 보컬(모든 노래가 슬프게 들린다)은 지오디 안에선 그래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메인이니 이런 노래 저런 노래 다 불러볼 수 있거든요.
그 파트에 맞나 안 맞나와 관계없이요.
정말 나는 모든 걸 재쳐놓고 손호영 노래가 듣고싶은 사람이거든요.
제대로, 맘껏 능력과 가능성을 펼치는 노래요.
이런 현실을 볼때마다 참 안타깝습니다.
하늘속으로 같은 노래봐요.
호영이 감정이 탁 터져주잖아요.
딱 호영이 노래거든요.
확 북받쳐 올랐는데 태우가 여전한 톤으로 노래하니 태우가 아무리 노랠 잘한대도 감정에 맥이 빠져요.
김빠진 맥주같고 씹다버린 껌같다고요.
태우 말마따나 음정이든 뭐든 다 기계로 되지만 감성은 안되는 거 잖아요.
그 감성을 딱 끊어버리니 참...그렇죠.
안타까운 지오디 시스템, 그 현실입니다.
8. 호영 : 저희가 앨범을 낼 때마다 이름으로서는 작곡가, 작사가는 모두 다른 사람일지도 모르겠지만, 앨범 참여도는 50%가 넘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저희가 작곡가한테 어떻게 해달라고 주문을 하면 그렇게 나오는거 거든요. 하지만 저희가 그렇게 얘기한다고 해서 저희 이름은 안들어가잖아요. 그래서 늘 그런걸 말씀을 드려요.
호영이의 모든 생각과 감각이 지오디, 노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게 보이죠?
앨범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는지, 그리고 요즘 라이브를 들으며 얼마나 지금도 많이 노래에 빠져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요.
9. 데니 : 항상 몰려다니다가 라디오 DJ를 하면서 혼자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되게 부담도 많이.....(중략) .....그런데 제 개인 활동도 god 스케줄이라는 생각도 해요. god라는 이름을 걸고 하는 거니까.
내 평생 가장 황당한 궤변.
이런 식의 자기 합리화..미워보임-_-
강명석조차 데니는 디제이로만 생각하는지 데니만의 구체적인 음악에 대한 언급은 없음.
준형의 폴링에서 '고개를 가로젖고싶은데' 부분에 대한 언급까지 있음에도.
10. 호영 : (중략).....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진짜 100%는 아니겠지만 99%는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는 사람인데, 어디 그 사람이 변하겠어요. 나이가 들면서 성숙해지고, 어른이 되면서 변하는 건 맞지만, 그 씨앗은 안 변하잖아요...(후략)
역시! 호영이는 사람을 잘 믿는구나!
나도 그닥 인간을 안 믿는 사람은 아닌데 99프로까지 안다고 자신했던 사람은 없는데...
이토록 인간을 신뢰하는 호영이 앞길에 행복만 있기를!
11. 호영이에게 지오디란 이름은?
- 나의 20대
뭔가 뭉클하죠?
자기 인생의 어느 한 시절을 대표하는 무엇이 있다는 것.
그것이 무엇이든 그렇게 단언할 수 있는 무엇이 있다는 건 아마 후회없는 삶을 살았다는 반증이겠지요.
나의 20대이다 단언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 그것에 매진하고 사력을 다했다면 뭐 멋진 거죠.
호영이의 20대 지오디,라고 말하는 걸 보니 호영이가 생각하는 지오디의 무게, 절실함, 소중함, 등이 느껴져요.
호영이에게 지오디란 그룹이 무척 큰 거였나봐요.
호영이의 가장 좋은 시절, 청춘을 다 쏟아붓고 또 나의 20대다, 전부다 지칭하는 걸 보니까요.
호영이에게 지오디 말고 또 소중한게 있었음 좋겠는데 호영이가 전부라니 전부인가 보죠.
지오디 다른 멤버들의 대답을 보면 그 성격이 드러나요.
준형은 가족, 친동생이라고 했구요, 태우는 12년의 자신의 꿈을 이루게 해준 존재라고 그러거든요.
딱 그들 답지 않나요?
늘 가족을 말하고 동생들이라 멤버들을 챙기는 준형의 맏형다우나 덜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딱 보이지 않나요.
태우는 가수하고싶었으나 쉽지 않았을 텐데 이제 솔로가수도 할 수 있게끔 역할을 해준게 지오디니 꿈을 이뤄준 도구가 된게 맞구요.
호영이는 자신을 몽땅 쏟아부어 지오디를 지키는 듯 해보이더니 역시 자신의 존재를 투영하여 '나의 20대'라 칭하구요.
딱 내가 봐온 모습다워요.
역시 컨셉이 있고 설정이있고 방송이 있고, 게다가 나는 팬일뿐이지만 내가 보던 그 모습 그대로라는 생각이 드네요.
호영이와 태우 얘기하는 걸 보면, 마치 지오디가 독립운동이라도 하는 거 같죠?ㅎㅎ
어찌나 자부심이 대단하고 의미부여가 큰지..
물론 아니라고 하는 건 아니에요, 지오디 대단한 그룹 맞아요.
그걸 누가 아니라고 하면 내가 화납니다.
다만 그런 말이 과거에 대한 집착이 아니길 바랄 뿐이지요.
12. 인터뷰 대체로 좋았어요.
미래지향적이 아니라 과거회상적이라 좀 그랬지만 강명석씨는 그 전에도 지오디란 그룹의 존재 자체에 의의를 두는 거 같은 분이라 그럴만 하다 생각했어요.
사실 지오디 정도 그룹이면 과거를 한 번 되돌아보고 증언해보는 것도 당연하기도 하구요.
할말도 사건도 한일도 많은 그룹이니까.
이번 과거회상적 인터뷰를 바탕으로 앞으로 잘 되면 되겠죠.
인터뷰 전반을 보면, 호영이는 지오디 활동에 끝맺음을 잘하고 싶어한다 생각이 들어요.
대충이란게 없는 호영이 성격이다보니 더 그럴텐데요, 마치 리더같죠.(실질적으로 그렇지 않나?)
지오디는 이런 그룹이고 나에겐 이런 의미다, 고로 지오디는 이렇게 마무리 지어야하고 그러기 위해 나는 콘서트를 하고 앨범을 내고 이러저러한 활동을 한다, 그거 아닐지...
그래서 제가 바라는 건 뭐, 호영이 뜻대로 지오디 활동 잘 마무리짓길 바란다는 거.
그리고 호영이의 말, '앞으로 별로 걱정이 안된다'는 호영이 말마따나 모든 일이 잘 되길 바란다는 거.
트리플크라운 강명석씨의 지오디 인터뷰 주소
(제 글에 인터뷰 내용이 있어 인터뷰 주소를 첨부해야할거같아서;)
http://bbs.freechal.com/ComService/Activity/BBS/CsBBSContent.asp?GrpId=908398&ObjSeq=2&PageNo=1&DocId=15227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