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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프다
누리 | 2005·09·15 17:46 | HIT : 462 |
그대 호영, 나는 안그래도 사는게 서글프다.
나를 억누르는 막막함에 밤잠도 설치는 요즘,
당장 겨울이 지나면 이젠 정말 학생의 신분에서 벗어나야 하는 나와 내 주변인들은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이고 고민이고 느는건 한숨뿐이다.
그런 내 생활에 치여서 가끔씩 널 떠올리며 죄어오는 그리움을 누르고 지냈다.
그 언젠가부터 손호영은 내게 너무나 일상같은 사람이라
무심히, 묵묵히 기다리려고 했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못한 너무 이른 7집 소식과 명품 콘서트..
콘서트.. 명품콘서트라... 콘.서.트.
.......까짓, 안 갈 수도 있다.
무엇보다 명.품.이라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된 역겨운 기획사 멘트에 순수하게 속아넘어가줄만큼
예전의 어린 나도 아니고 그럴 내 상황도 아니다.
다만 그것이 네 무대라는 것.. 그게 마음에 걸릴뿐이다.
호영아..
난... 화가 나지않고 서글퍼.
그 언젠가 내겐, 콘서트를 위해서 아르바이트라는 걸 처음 해본 날도 있었고
한여름에 숨막히는 고속도로에서 그저 너를 본다는 기쁨에 설레었던 날도 있었고
추운 겨울날, 정동 팝콘홀에서 빨갛게 부은 손을 호호 불면서도 행복했던 날도 있었더랬어.
왕복차비가 콘서트 티켓과 맞먹는데도 하나도 아까운줄 모르고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널 보러 갈 수 있었던 날들이 내게도 있었는데...
내 현재는 명품에 속아서 생활비를 날려버릴 정도로 여유롭지 못하거든.
명품 콘서트가 어떤분 말씀대로 명품족만 가는 콘서트같아서 정말 서글프다.
아마 이번엔 정말 너를 볼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려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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