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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훨씬 넘게 길러온 머리를 잘랐습니다.
예전에 머리를 자른뒤 이제껏 공들여서 길러온 머리카락이거든요.
단순히 기분전환이나 해볼까 싶었지만,
여자의 심리라는게 머리를 기르는건 좋아해도 자르는건 원치않잖아요.
그러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마음먹었어요.
등의 양쪽 날개뼈에 간신히 닿았던 머리카락이,
갈비뼈쪽에 맞닿아 내려올정도로 기를때까지,
그간 참 많은일이 있었어요.
하지만 어느새,
쭈욱 길어온 머리와함께 모든 일들이 다 추억의 일부분이 되었더라구요.
그의 6집앨범과 함께 행복했던 콘서트,
그의 생일, 그리고 고마운 기억들과,
다시는 돌이키고 싶지않고 생각이 날때마다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질듯한
그의아픔, 그를 힘들게했던 요인들..
그리고, 제대로된 생각과 정상적인 개념없이 해도될말, 안될말들을
구분하지 못하던 사람들과의 마찰.
그가 사랑해서 나도 사랑하고자했던 여러부분들에대해
일순간 받았던 실망과 깊게 골이패여버린 상처도..
라스트콘서트, 그와의 이별아닌이별,
그의 인사와 아쉬움의 눈물,
그리고.. 평생 심장에서, 머릿속에서 떠나지않을
사랑하는 그와 함께했던 0326의 기억과,
늘 염원하던 그의 솔로활동에 대한 확정까지..
생각해보면, 아프고 힘들고 슬펐던 기억마저
이제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아련히 머리와 심장속에 남을뿐-
그래서, 그의 새로운 시작과함께
그동안의 못난 마음과 설움마져 그렇게 날려버리고 싶었어요.
앞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그의 꽃길에,
저 또한 부족할지라도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 보렵니다.
깊게 골이패여 이젠 헐어버린 미움과,
겹겹이 쌓여버린 원망, 내 안의 모든 묵은 감정까지
이미 잘려서 바닥에 차곡차곡 떨어지는 머릿카락과 함께
하나 하나 털어내고 싶었습니다.
언제나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때의 감정은,
대단한 설렘과 알수없는 두려움이 사로잡기 마련이지만,
이 순간부터....
지금껏의 제모습이아닌, 조금 더다르게,
조금 더 많이 다르게, 점점 강해지는
그런 제가 되고싶었어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화려하고 눈부신 꽃길로,
처음시작할때처럼 평온하게 걸어갈 그와함께 말이죠.
p.s) 까짓 머리를잘랐단 사소한일하나로,
너무나 이래저래 많은말을하고,
혼자 괜히 큰 의미를 부여했네요.
하지만, 그에대한 모든일은 언제나 크나큰 의미를 부여하게 되더라구요.
우리 이제 묵은감정들 모두 훌훌털고,
새롭게 꽃길을, 그를 에스코트하며
한발 한발 걸어나가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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