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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2 07:25:23
유스타키오
그녀석과 나
*내가 아는 한 녀석, 그녀석의 손은 희고 길며 아름답다.내 손가락이 짧고 생뚱맞게도 굵은 마디로 인하여 온갖 쥬얼리샵의 반지며 가락지들을 천덕꾸러기로 만듦에 비하여, 그의 나긋나긋한 손가락은 격한 동작의 춤사위를 그릴때나 우리만의 은밀한 언어로 엄지짱을 만들어줄때나 변함없는 길고 아름다운 선형미를 유지하며 나를 매혹시킨다. 때로는 흰건반과 검은건반을 조심스레 오가며 한음한음 그의 마음을 눌러낼때의 모습은 나를 경건하게도 만든다..최근 한 영상속의 그, 여전히 바쁘게 그 길고 흰 손가락으로 누군가를 향해 손도 흔들어주고 거수경례도 해주며, 목덜미까지 풍성하게 자란 머리카락도 쓰다듬어주며 바쁘게 움직인다. 손으로 표현되어지는 그의 설레임과 자신감과 공손함에 여전히 굴복되며 감사해한다. 그리고 뜬끔없는 흘러간 그시절 그노래 한구절 입에 맴돈다.
"그대의 흰손으로 나를 잠들게 하라~~~~"
*그는 생각보다 현명했다. 여기서 생각보다란 말은 편하게,아무 사심없이 내가 편하게 쓰는 말투이다. 대한민국국민이자 서울시민인 "나에게" 그는 "내생각보다" "나의 기대보다 더" 현명했다는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때는 아무래도 휴먼콘서트때 부터였나, 그때쯤이었나보다. 여러상황상황에서 그의 대처능력을 보고 있으면서 든 생각이다. 그냥 임기웅변이 뛰어났다거나 말재간이 좋아서 순식간에 폭소를 불러일으킨다는 뜻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일처리를 해가고 있다는 느낌, 혹 같은 프로젝트를 맡아서 서로 파트너로 일한다 하면 서로간에 피튀기면서 토론하며 설득해가며 근사한 결과물을 이뤄낼 수 있을것같은 걸출한, "똘똘하고 예의바르나 철두철미한 사려깊은 프로페셔널 " 같다는 인상, 자신이 배운 걸 쉬이 흘려버리지 않고 하나하나 깨닫고 다듬어가는, 신중한 노력파의 모습을 어느새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증거화면을 캡쳐해달라고는 말하지 말아달라...)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나 나는 절대 완벽하게는 알지 못할 , 지난 공백기동안의 사건들을 거치면서 내린 그의 결정, 앞으로의 그의 행보, 역시 현명하리라 나는 또 한번 그를 신뢰한다.
*한 가수의 빠순이 (비하일까? 극찬일까? 자조일까?)노릇을 하노라면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도 빠순이심정이 튀어나와서 혼자 웃을때가 있다. 콘서트나 공연을 가서도 얌전히 앉아있지를 못하고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사람이 웅성거리면 그가 아닐까란 생각에 발딱 발딱 일어서곤 한다, 최근 열린 임재범콘서트, 16년만의 공연이던 그곳에서 "너를 위해"가 울려퍼졌다. 내 뒷자리의 한 팬은 이 노래를 라이브로 듣는다며 감격에 겨워하고 있을때 난 아, 호영이도 이 노래 불렀는데 그랬다. 그래서 어쩔것인가? 사람마음이란 그런것이지.. 그래서 어쩌라구. 손호영 생각 난것을 나보러 어쩌란 말이야. 참 임재범의 신곡을 그가 들어보았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sea side" 추천이다. 마지막 가사로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이젠 웃는 법을 배우고 싶어"-----웃을 수있다는 것은 강한 자만이 할 수있는 일이다.강하다는게 세상과 싸워 이기는게 아니라 세상과 상관없이 어떤 경우에도 행복하다는 거란 말에 수긍하는 사람으로서 웃어줄 수있는 그의 여유와 배포를 나 또한 배우고 싶다.
*고백한건대 이번 기자회견 풀영상을 본적이 없다. 여기저기 올려진 영상들을 조금씩 돌려보다 정지시키기만 했다. 왜 그랬는지 그 이유는 모르겠다. 그저 호영이모습이 썩 잘 나온 점수 매겨진 시험지 뒤로 감추고 그거 자랑하려고 다가오는 개구장이처럼 느껴져서 가슴만 두근거렸다.더불어 그동안 이러이러하게 저러저러한 것을 했다고 '공식보고'하는 그 앞에서 나또한 요런요런것과 그런그런것들을 일구어왔노라고 말할것 없음에 심히 민망한 상태다. 돈버느라고 쬐끔 바빴다. 이런 말이 면죄부가 되려나 모르겠네.
*살안찌는게 그 집안의 내력이라 한다. 심히 비통하다, 우리집안의 내력은 물만 먹어도 살이 오른다. 아, 그리고 비공인학설이지만 우리집에서 나와 일주일만 살아보면 살이 이쁘게 무럭무럭 찐다. 진짜로 그가 살이 찔지 궁금한 분들, 나에게 주저없이 베팅하시라. 승리를 확신한다. 손호영씨 우리집에 놀러오세요~~~~(그러나 나는 안다. 그가 해쓱해진 얼굴을 갖고 우리에게 다가오기까지의 그의 노고를...그가 치뤄낸 세월의 아름다운 무늬일것이다. 애많이 썼을것이다.그의 얼굴만 봐도 알겠다)
*이젠 솔직히 자신이 없다. 긴시간 내내 그의 모습을 쫒아가며 그의 노래를 듣고 그를 바라보는것. 심히 떨어진 체력과 여기저기 부실한 신체기관탓에 스스로 노화를 체감중이다. 슬프다.팔딱팔딱 생생하게 활기찬 모습으로 그를 응원해주고 싶었는데. 동병상련을 느끼시는 분들, 손들어보세요. 우리 나가서 운동합시다.그녀석도 눈뜨면 운동하고 춤연습하고 노래연습하였답니다. 이런게 벤치마킹이다.
* 그는 온유한 사람같다.(온유한 사람이다라고 쓰려다가 개인적으로 만나보기라도 했냐라는 말이 귓가에 들려와서 이렇게 적는다) 남이 해주는 충고나 조언 등등에 대하여 귀찮아 하거나 껄렁하게 여기며 픽픽대는 더러운 인간성의 소유자인 나와는 별개로 온화한 성격인 그, 그의 마미의 표현대로 "젠틀"한 그는 여러 사람들의 염려나 우려를 잘 알고 귀담아 들으며 검토하고있을것이다. 존중해야할 그의 주관과 여러 사람의 충심어린 조언이 최대한 겹치는 곳에서 어떤 모습이 선택될지 예의를 갖추며 기다리고 있는데 나뿐만 아니라 다들 이러고 계시리라. (말한번 무지하게 빙빙 돌려썼다.)
*때때로 그에게 많이 미안하다.뚜렷하게 구체화된 서포팅의 방법이 없기에, 많이 애석하다.나없어도 잘 자라고 잘 될 놈이라는 것이 평소 내 생각이고 또 당연한 사실이지만, 지금같은 때는 그냥 뭐라도 도와주고싶다. 아 그러나 할수있는게 없도다! 그냥 고요히 기다릴뿐. 도올선생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수긍했던 말이 있다. 골방에서 기도하는 타입이 있고 대규모 심령부흥회에 참석하는 타입이 있다고.나는 전자에 속한다. --솔직히 골방에서 기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런 나와는 별개로 호영이가 하루하루 평안하기를, 행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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