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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26 22:43:42
휴콘때 후기들을 읽다가 그때 생각이 너무나 새록새록 떠올라 펌을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때 기억들 떠올리시라고...감성적이고 똑똑한 우리 호영님 춤 그리고..추억...
휴콘때 적도님이 쓰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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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회 공연-호영이의 춤은 감성적이고 똑똑하다.
드디어 바보를 들으려고 상경했어요.
이 뒤죽박죽된 제 스케줄을 나중에 어떻게 끼워맞추고 때워야할지
그래도 그걸 못 듣고 죽으면 억울할 거 같아서요.
상황을 보아하니 바보는 후속 컨셉에서도 필시 살아남을 게 분명한것 같더군요.
현매의 열풍이 점점 거세어지다보니 제가 현장에 도착한 시각이 일렀는데도
앞에 많은 분들이 서 계셨어요.
거기서 몇 시간을 기다려(팔이 시뻘겋게 익어버렸어요.) 표를 샀지만 결과적으로
저는 스탠딩석 제일 뒤에 서게 되었거든요.
그러니까 자리에 크게 미련갖지 않으시려면(거기서 거긴것 같더라구요.)
현매 시간에 임박하여 나오시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책임은 못 지지만)
무슨 얘기부터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오늘은 호영이 춤 얘길 해볼까합니다.
저번 첫 2주간의 컨셉에서는 호영이 노래가 저의 뇌리에 오래 남았어요.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라든가 호영이 개인기를 듣는 영광도 누렸으니,
그런데 이번 두번째 컨셉에서는 호영이 춤이 돋보이더군요.
프라이데이나잇이나 애수도 춤실력이 돋보이는 노래이려니와
바보와 저번에 이은 나는 알아는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어제는 바보를 듣고 한참 동안 제가 넋이 나가다시피해서
그 다음 서너곡을 모두 제대로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놓쳤어요.
바보는 호영이의 노래였던데다가 호영이의 감정처리를 현장에서 몸으로 받아들이려니
감성이 마비가 된 것인지 진짜 혼이 나가버릴 것 같더군요.
어찌나 절박한지 호영이의 내면이 진짜 지금 몹시도 절박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 같아
저마저도 그 불안감과 절박함에 휩싸여 그 여인을 찾아 헤매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호영아~~차라리 내가 찾아줄게. 그러지 마...)
거기다 그 팽팽한 리듬속에 호영이 춤이라니요.
정말 한시도 놓치 않고 그 팽팽함을 그대로 안고
끝까지 춤을 추는데, 제가 그 순간 숨을 쉬고 있었는지 안 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바보 전주만 들어도 지금 제 심장이 벌렁거리면서 조건반사처럼 그 때 감정에 휩싸여버리는 걸요.
바보를 부르고 춤출 때 호영이도 감정에 몰입하게 되는지
(그렇지 않으면 그 노래는 소화하기가 힘들죠.)
춤 출 때의 표정도 예사롭지가 않아요.
제일 뒤에서본 제 눈에도 그랬으니 앞에서 가깝게 보신 분들은
아마 며칠 가슴앓이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바보를 여러번 즐기실 기회가 있으신 복 많은 분들은
한번은 호영이 보컬에 또 한번은 호영이 춤에 초점을 맞춰 감상하시길 바래요.
다른 멤버들도 바보에서 다들 멋졌답니다.
호영이 춤의 매력은 나는 알아에서 다시 한번 볼 수 있습니다.
바보에서의 춤이 감성에 충실해서 똑똑한 맛을 빼낸 것이었다면
나는 알아에서의 춤은 호영이 춤의 똑똑한 맛을 볼 수 있는 것이었어요.
여기서 감성적이다 똑똑하다하는 것은
물론 제 주관적 느낌입니다만
바보에서는 팽팽함을 절대 놓치지 않는 비트였다면
나는 알아에서는 여백을 두고 끊어지는 비트였기 때문에
바보에서는 그 팽팽함을 어떻게 고조시키면서 끌고 가는가하는 것이 관건이고
나는 알아에서는 그 풀었다 죄었다 하는 사이사이를 얼마나 확연히 보여주는가가 관건인것 같아요.
나는 알아에서 호영이가 보여준 춤이 바로 그 풀었다 죄었다를 여실히 보여주는
똑똑한 춤이었다고 생각해요.
한박자 한박자 정말 똑똑하게 추더군요.
그 똑똑하고 간결한 춤에 무대가 싹 정리되는 느낌이랄까요.
특히 간주 부분에 춤이 매력적인데
간주가 끝나고 곡으로 이어지기 전에 정말 복잡한 감정선들을 정돈해주는 것 같았어요.
네..백마디 말이 필요없고 느끼시면 되지요.
그걸 말로 풀어내자니 이렇게 구차스러운 표현까지 동원되는군요.
그 외에 자잘한 에피소드를 말씀드리자면
오늘의 준비물이 가면이었잖아요.
준비된 가면이 까만색 반짝이가 들어간 유럽식 무도회 가면이었어요.
호영이는 역시나 왕자답게 혹시 그걸 써서 자신이 망가지지 않을까 염려했던지
쓰기를 머뭇거리다 댄서에게 그걸 넘겨주고
대신 팬에게서 커다란 안경(만화에 나오는 부엉이 박사 안경같은거요.)을 받아들어 썼어요.
더 망가지는 길을 택하지 않았나 싶은데 호영아. 그래도 너무 이뻤어.
뭔들...-_-
태우는 거꾸로인지 바로인지 신경 안쓰고(호영인 관객들에게 어떻게 쓰는 게 바로인지 물어보더군요.)
아무렇게나 쓰고 바로 좌석으로 연결된 간이 발코니로 올라가더군요.(성격 나옵니다.^^)
태우가 호스트라 부산에서 올라오신 분이 태우 애인이 되셨구요.
마침 또 생일이라 하시더군요.
이 분이 호영이 팬이셨던지 호영이가 악수를 청하자 그 손을 한참 꼭 잡고
강렬한 눈길을 교환하셨다지요.
그래도 태우에게도 매너있게 충실히 애인역할을 하셨어요.
더구나 오늘은 게스트로 제가 조금 흠모했던(생긴게 아직 소화가 안되어서 푹은 못 빠졌구요.) 하림씨가 나왔어요.
노래도 좋았고 계상이가 평소 하림씨를 좋아했다고 하면서 그런 얘기들을 나누었어요.
제 일행 중 한명은 그 게스트가 나와있던 동안 한 마디도 없던 호영이한테
연신 "호영아 말좀해 호영아 말좀해"궁시렁 거렸다지요.
또 오늘은 B구역 제가 있었던 쪽 간이 발코니에 호영이가 3번이나 왕림을 하셨는데
제가 그 발코니 바로 아래에 있었거든요.
아래에서 진짜 숭배하는 처자가 되어 위를 쳐다보는데
여전히 현실감은 없었어요.
그래도 오늘 저희 일행때문에 호영이가 삘을 받은거라고 나름대로 도취삘에 빠졌어요.
(호영아 너 봤지? )
오늘은 특히 호영이가 관객들과 많이 눈을 맞추고 바이바이도 해주고 그랬거든요.
팬들 입장에서는 저 광활한 시선에 내가 보일까 싶지만
무대에서 보는 사람의 시선에서는 다 보일거에요.
그러니까 나를 안쳐다봐준다 서운해하지마시구요.(나나 그러지 말자!!!제발)
호영이가 보든 안보든 콘서트 즐기고 호영이 열라짱!!!을 마음속으로라도 외치시면
호영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것 같아요.
호영이 시선의 폭이 좀 넓어야 말이지요.
하긴 그 많은 팬들을 소화하려면 여간한 폭으로는 어림없는 일이구요.
마지막 앵콜 무대에서 컴백홈 연주에 맞춘 호영이 까만 마스크에 힙합삘 춤도 짜릿했구요.
하늘색 풍선에서 목에 핏발이 서도록 몸을 뒤로 젖히고 열창하는 모습
아 실로, 폭발하더군요.
호영이도 그 핏발선 자신의 열창이 아주 만족스러웠나봅니다.
호영아...
너 감 잡았어?
우리도 감 잡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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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모레 저는 못 가는데
둘 중 하루는 호영이 호스트 날일테지요.
다녀오시는 분들 모두 복 많이 받으시고 호영이와 함께 감 확 잡고 돌아오시기 바래요.
현매 줄 서면서 알게 된 호영이 팬님
덕분에 오늘 많이 즐거웠어요.
역시 호영이 팬다우세요.
그럼 호영이의 무대가 채운 제 마음의 십분의 일도 채 못 덜어내고
글을 마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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