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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 [연예계 생생 스토리] ‘임자는 따로 있다’ (경향신문) [2005·03·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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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도 임자가 따로 있고 사랑도 그 임자가 따로 있는 법이다. 연예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별로 빛을 보지 않을 것 같아 출연을 포기했던 드라마에 다른 동료가 대타로 출연해 스타의 반열에 올라서는 경우가 흔하다. 영화계나 가요계에서도 이리 뒹굴, 저리 뒹굴하며 굴러다니다가 임자를 제대로 만나 대박을 터뜨리는 일이 허다하다. 트로트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장윤정의 ‘어머나’가 그 대표적 경우다. 이 노래를 국내 가요계에서 트로트의 여왕으로 불리는 주현미가 부를 뻔(?)한 노래였다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이 노래를 작사하고 작곡한 사람은 다름 아닌 윤명선씨다. 연예계에 한 발을 딛고 있는 사람은 그 이름을 듣고 깜짝 놀란다. 가수 박진영의 매니저로 활동했고 김사랑의 음반을 만들기도 한 음반제작자다. 조용필의 ‘빛’을 비롯해 박진영의 ‘졸업장’, 장나라의 ‘물망초’, 김현정의 ‘나보다 널’, 박상민의 ‘질주’ 등이 그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노래들이다. 매니지먼트에 가요음반 제작, 그리고 작사와 작곡까지 넘나드는 팔방미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인물이다. ‘어머나’라는 노래를 작사·작곡한 그가 제일 먼저 찾은 곳이 바로 주현미의 소속사였다. 그러나 “주현미가 부르기엔 가사가 너무 어리고, 제목이 가볍다”는 평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 다음으로 찾은 트로트 가수가 ‘아카시아’와 ‘하이하이’를 부른 서지오였다. 그는 직접 노래를 불러보기까지 했는데 역시나 “내가 부르기엔 안 맞는 것 같다”고 결정을 내렸다. 결국 신인가수에게 곡을 주어 녹음까지 했으나 이번엔 윤명선씨 쪽에서 ‘없었던 일’로 결정했다. 이유는 자신의 음악적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방황 끝에 ‘어머나’의 악보는 강변가요제 출신으로 가창력에 미모까지 겸비한 장윤정의 손에 놓였던 것이다. ‘어머나’는 그제서야 빛을 봤고, 남녀노소에게 모두 사랑받는 트로트로 자리매김을 했던 것이다. ‘어머나’의 임자는 바로 장윤정이었던 셈이다. 김흥국이 불렀던 공전의 히트곡 ‘호랑나비’의 원래 임자는 ‘논개’를 부른 이동기였다. 후속곡으로 ‘호랑나비’를 부르려 했으나 ‘논개’의 성공으로 인해 그 시기를 놓쳐버렸던 것이다. 그러다 ‘호랑나비’는 김흥국에게 넘어갔고, 얼씨구나 좋다고 환호를 지른 김흥국은 “으악! 이건 내 노래예요. 동기형한테는 안 어울리죠. 으악! 이건 내 노래예요”라고 했단다. 오락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핸섬한 외모에 개성 있는 얼굴 그리고 가창력까지 겸비해 이제는 국민 그룹으로 자리잡은 god 역시 예외가 아니다. god가 멤버들이 동네 형 같은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육아일기’ 덕택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코너 출연 섭외를 처음 받은 그룹은 god가 아닌 HOT였다. 하지만 HOT는 “저희가 애를 잘 키울지 잘 모르겠네요”라며 정중하게 출연 제의를 거부했다고 한다. 이와 달리 뒤이어 출연 섭외를 받은 god는 “옛날부터 아이들을 좋아했는데, 잘 됐네요”라며 흔쾌히 받아들였던 것이다. 당신이 지금 어려운 일을 당했다고 하더라도 너무 크게 낙심할 필요는 없다. 당신의 행복과 성공이 어디선가 방황하고 있을지 모르니 언제나 희망을 가져볼 일이다. 〈글|임기홍(방송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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