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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숨소리까지, 팬들께 바칩니다’god (경향신문) 2002-07-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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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소리까지, 팬들께 바칩니다’god 지난 6월 이른 아침 시청 앞에서 만났던 부지런한 ‘붉은악마’를 더이상 못볼 줄 알았다. 그러나 7월 중순 비오는 일요일 아침, 그들이 다시 ‘파란악마’가 되어 서울 정동 팝콘하우스(경향신문사 건물)에 나와 있었다. 멀리 목포에서부터 대전과 광주, 인근 경기도에서 몰려온 여성팬들이 붉은 티셔츠 대신 ‘god’를 아로새긴 티셔츠와 두건을 두르고 오후 5시에 시작되는 콘서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간간이 뿌리는 비는 그들에게 별 문제가 아니었다. 인기그룹 ‘god’가 결행한 ‘100일간의 휴먼콘서트’ 넷째날. 이미 2,500명의 열성팬들이 빗속을 뚫고 입장해 있었다. 90% 이상이 10, 20대의 여성팬들. 그들에게 그룹 ‘god’의 다섯 남자는 축구장의 김남일이었고, 송종국이었으며, 차두리였다. 그들은 ‘god’와 숨소리를 같이 느끼고, 같이 땀을 흘리면서 하나가 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좋아요. 무조건 다 좋아요. 오빠들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게 꿈만 같아요. 정말 매일매일 오고 싶어요” 친구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강수지양(11·서울 문창초 5년)은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흥분해 있었다. 나이와 상관없이 그곳에 모인 팬들 중에서 객관적 시각으로 공연을 볼 수 있는 관객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1층은 스탠딩석, 2층은 일반객석으로 새단장 한 ‘god’ 전용 콘서트장인 팝콘하우스. 공연기획사인 (주)스타식스 코리아가 기존의 정동이벤트홀을 리노베이션하여 새롭게 탄생시켰다. 그룹 ‘god’의 다섯 사내는 비좁은 대기실에 둘러 앉아 결전을 앞둔 월드컵 대표들처럼 몸을 풀고 있었다. 이운재 같은 박준형, 설기현 같은 뚝심의 김태우, 송종국을 연상케 하는 데니안, 김남일처럼 터프한 윤계상, 안정환 못지 않은 매력 덩어리 손호영까지. “아직까지 이 땅에는 공연문화가 정착하지 못하고 있어요. 마른 땅에 씨앗을 뿌리는 심정으로 100일간의 마라톤 콘서트를 준비했어요. 일본 대중문화가 완전 개방되면 선진화된 일본가수들의 공연이 줄을 설 것 같아요. 그때를 대비해서라도 열심히 공연해야죠” 스타워즈를 연상케 하는 영상과 화려한 불꽃쇼, 레이저빔 영상까지. 중극장 무대이지만 ‘god’의 공연장은 대형공연의 축소판이었다. 공중에서 하강크레인을 타고 내려온 다섯 사내들이 다이내믹한 춤과 노래로 무대를 누빌 때, 관객들은 일제히 녹색과 파란색의 야광봉을 흔들면서 열광했다. 돌출식 무대 위로 멤버들이 다가올 때마다 하얀손들이 부르르 떨었다. 노래 한 곡을 끝내자 모두들 땀투성이다. 그러나 공연은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이승환·김건모·이문세 등의 공연에서 활약해온 건반의 안준형, 드럼의 최세진 등 특급 세션들과 함께 했지만 공연장의 음향은 이들의 소리를 따라잡기에는 어림없었다. 게다가 흡음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공연장을 떠도는 소리들이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노래와 토크가 뒤섞인 공연형식에 맞춰 적절한 시기에 나와야 할 효과음마저 제대로 나오지 않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그러한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god’는 평소보다 더 열심히 노래했고, 이들의 전속 댄스팀인 ‘스타일 01’은 더욱 열심히 춤을 췄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휴머니티입니다. 매일매일 일상사에서 만날 수 있는 소재를 택해 테마를 정합니다. 꿈이라든가 사랑, 가족 뭐 그런거요. 이에 따라 공연에서 부를 노래와 얘기들도 매일 바뀌죠. 볼 때마다 새로운 공연으로 만들어갈 겁니다” 이날 공연의 테마는 데니안의 실연(失戀). 노래 중간중간에 에피소드를 엮어 멤버들끼리 뮤지컬식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 공연 전에는 절대 공개하지 않는 초대손님으로 탤런트 전지현이 나왔다. 다섯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게스트를 초대키로 해서, 정말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할 전망이다. 오는 9월22일까지 45회를 소화한 뒤 5집 앨범을 내고 10월말 다시 시작하여 100회를 채울 계획이다. 100회를 끝내면 연인원 27만명이 관람할 수 있다. 단일공연으로는 최대관객 기록을 세울 만한 대장정이다. 9월22일까지의 티켓 가운데 이미 90% 가까이 팔려나갔다. 지난 6월 월드컵 경기를 보면서 연습실에서 ‘4강 신화’ 못지 않은 ‘공연신화’를 만들기 위해 비지땀을 흘렸다는 그룹 ‘god’. 이들이 100일 동안 마늘을 먹고 인간이 된 곰처럼, 새로운 신화의 주인공이 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오광수기자 oks@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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