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이드 RPG <루니아전기>에 신규 캐릭터 도적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순간 전형적인 도적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눈꼬리가 올라간 사나워 보이는 작은 눈, 호리호리한 몸매, 왠지 차가워 보이는 듯한 도도함 등 기존에 판타지소설이나 게임 속에서 접했던 도적의 이미지를 곱씹었지만 역시 <루니아전기>의 도적 ‘티아’는 기자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귀엽고 큰 눈망울에 아기자기한 티아의 모습은 이전 <루니아전기> 꽃미남 지크와 다인, 풋풋한 미소녀 에이른의 계보를 잇기에 충분했다.
과연 이 초 깜찍한 캐릭터를 만들어낸 창조주는 누구일까? 사뭇 궁금해지기 시작한 기자. 역시 B형 특유의 호기심을 참지 못한 채 <루니아전기>의 개발사인 ㈜올엠을 찾아갔다.
그리고 그 캐릭터만큼이나 깜찍한 오늘의 주인공 이수진 원화 총괄 팀장을 만날 수 있었다.
이수진 팀장의 작업모습, 손호영의 포스가 엄청나다
■ 게임, 디자인이 결혼보다 좋다
루니아 초기 멤버로서 2년 여 동안 루니아의 캐릭터를 만들어 간 이수진 팀장은 아직 싱글의 삶을 살고 있다. 결혼한 친구들을 보면서 부러움을 가질 만 한데 이수진 팀장은 지금이 너무 즐겁다고 한다.
“바쁜 일상도 있고 아직은 좀 더 인생을 즐기고 싶단 마음이 너무 커서 그런지 결혼은 아직 관심 없어요.(사실은 너무 바빠서 데이트할 시간이 없어요. 웃음) 학창시절부터 애니메이션이나 디자인을 유독 좋아했었어요”
커다란 골든리트버그 2마리와 고양이 2마리를 기르고 있는 이수진 팀장에게는 울적할 때나 외로울 때 많은 위안을 주는 그들이 매우 사랑스럽다고.
■ 만화에 목숨 걸었던 학창 시절
고등학교 시절부터 만화를 좋아했던 이팀장은 장르를 불문하고 한 번 들은 책은 절대 놓지 않는 편이었다.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만화책 읽기와 그림 그리는 일은 줄어들지 않았다.
“교과서가 온통 만화 연습장이 될 정도였어요. 에이~ 아시잖아요!! 한때는 건담에 미쳐서 로봇 대백과사전도 읽고 그랬어요. 개인적으론 건담 마크2, 마크3를 좋아해요. 만화책은 순정, 무협, 판타지 장르를 떠나서 말 그대로 닥치는 대로 다 읽었어요”
이런 만화광인 이팀장을 두고 부모님이 가만 있을 수는 없었고 결국 대학에 붙는다는 조건으로 부모님과 이팀장은 협상타결에 이르렀는데…
“때론 맞기도 하고 혼도 많이 났죠. 부모님과 대학이라는 합의를 본 후에는 이번엔 공부에 열정을 쏟았어요. 다행히 H대 광고제작과에 입학했죠. 그 때부터는 원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어요”
대학이라는 것이 꽤나 중요한 대목이다. 공부를 소홀히 한다면 큰 일을 할 수 없다는 결론도 유추된다. 하지만 정작 대학생활은 이팀장에게 새로운 가치를 맛보게 하는 동기가 됐다.
■ 열혈만화광, 게임을 접하다
“대학시절에는 후배들과 게임을 하는 것이 일상이었어요. 매일 컨트롤러를 끼고 살았으니깐요. 새턴게임이나 플스게임 등 다양한 게임을 즐겼고 특히 좋아하는 장르는 RPG요소가 많이 들어간 게임이어요. <바이오하자드>를 혼자 하는 것이 무서워서 남자 후배들을 불러 놓고 한 방에서 킥킥대면서 즐기던 기억이 나네요”
졸업을 어떻게 하겠냐는 선, 후배들과 교수진의 큰 걱정에도 불구, 이팀장은 좋은(?)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 사회에 발을 딛게 된다.
그녀가 시작한 일은 미니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 디자인.
정해진 캐릭터를 피규어나 애니메이션, 오프라인 캐릭터상품 등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아바타와 원화를 그리면서 그녀는 차곡차곡 게임과 디자인의 실력을 쌓아나갔다.
■ 본격적인 게임디자이너로의 출발
첫 게임개발사인 올엠에 입사한 이팀장은 처음부터 메인 원화가는 아니었다. 우연한 기회에 이팀장이 그린 원화가 루니아개발팀에 눈에 띄었고 그 때부터 지크, 에이르 등을 만들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게임디자인이라는 게 어려운 점도 많지만 일단 재미있는 직업이라 생각해요. 게임이란 요소가 우선 다른 장르에 비해 한계성이 적기 때문에 그리고 싶은 것은 남녀노소, 몬스터, 풍경 등 모두 그릴 수 잇죠. 게임은 창의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항상 재미있는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해 내곤 해요”
물론 처음 하는 게임개발작업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게임 시스템을 적응 하는 일. 그냥 그림만 그리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거쳐 이제서야 진정한 프로 게임인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 루니아전기의 미소년, 미소녀
캐릭터를 만드는 데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바로 스토리상의 주인공들의 성격을 완벽하게 이해해 내는 것이라 그녀는 말한다. 성격에 따라 얼굴선, 표정, 자세, 옷차림 등이 어울려야 비로서 인물이 잘 살아나며 부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지크는 밝고 명랑한 미소년으로 에이른은 단정하고 여성스러운 면을 부각시켰어요. 다인은 단정한 매너남으로 표현했고요. 가장 신경이 많이 쓰인 부분은 지크였어요. 미소년이미지와 악동의 이미지를 넣으려고 여러 단계를 거치며 수정에 수정을 반복했죠. 워낙 갑옷과 메카닉을 좋아하는 편이라 한때는 지크를 건담 갑옷 같은 의상으로 꾸민 적도 있어요. 물론 수정됐지만요(웃음)”
지크의 초기컨셉원화, 지금과는 꽤나 다르다
유독 미소년, 소녀 스타일로 고수하는 <루니아전기>의 고집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팀장은 살짝 고민하더니 ‘개발사의 의지’라고 나름 비장하게 말한다.
“제가 미소년스타일을 좋아하고 개발팀의 몇몇 중요하신 분(?)들이 워낙 어린 미소녀를 좋아하다 보니 어쩔 수 없게 귀엽고 어린듯한 이미지로 일관하게 되네요. 보고 싶은 것을 만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잖아요. 후훗”
■ 나름대로 글래머, 티아
“티아의 컨셉은 컨트롤을 요하는 도적직업의 하프엘프인 만큼 몸이 날렵한 여성이며 기존과는 다른 성숙한 느낌을 줄려고 노력했어요. 에이른의 짐을 조금 덜어준 셈이죠. 키도 커요. 나름 높은 굽 신고 180 센티미터랍니다. 글래머러스함을 강조했고요”
글래머라는 대화에 기자 순간 딴지를 걸기 시작했다. 분명 티아가 기존 캐릭터에 비해 늘씬한 편이지만 글래머는 아니지 않는가? -_-
다양한 티아의 의상 컨셉아트들, 정열의 붉은 색이 많다
다양한 티아의 의상 컨셉아트들, 정열의 붉은 색이 많다
“지금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글래머잖아요. 가슴과 엉덩이 등 몸매를 더 강조하려고 했는데 개발팀에서 사생결단으로 말리는 바람에 이 정도 선에서 멈춘 것이에요”
미소녀 스타일만을 고집하는 어쩔 수 없는 <루니아전기> 개발팀이다.
■ 게임디자이너가 되려면?
최근 계속되는 개발팀 인원충원을 위한 면접에서 이팀장이 우선적으로 체크하는 것은 데생력이다. 사물을 포착한대로 얼마나 구현해 내느냐의 능력이 기본적인 것이다.
“크로키작업을 많이 하면 기본실력은 늘어나게 되요. 물론 채색능력도 중요하죠. 하지만 정작 게임디자인을 하려면 그 외에 상상력이라는 것이 꼭 필요해요. 상상력은 캐릭터의 컨셉을 잡는 능력과 일치한다고 생각되요”
게임은 다른 산업과 다르게 창조력과 기발한 상상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순수 데생실력만으로는 상상의 산물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그래서 많이 접하고 많이 상상하고 많이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그녀는 말한다.
물론 상상해 그려낸 것을 포트폴리오로 차곡차곡 쌓는 일은 당연한 것이다.
■ 6월 ‘레볼루션 비긴스’를 위해
아직 <루니아전기>는 갈 길이 많이 남았다. 현재 에피소드4 몬스터 채색작업에 들어가고 있으며 신규 캐릭터인 티아의 의상과 아이템구현, 맵핑 등 손 쉴새 없이 작업은 계속 해야한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기획 당시 예상했던 캐릭터는 총 7명.
여자치고는 상당히 거칠어보이는 몬스터 트롤형제도 소화해낸다
보스급 몬스터 해적선장과 샤멀록
이론상으로는 이제 반 정도 해낸 것이지만 실제로 컨텐츠는 지금의 몇 배를 소화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팀장은 요즘 밤잠이 부족하다.
“매일 간식 먹고 대충 자고.. 그러다 보니 눈도 붓고 몸도 말이 아니에요. 6월에 에볼루션 비긴스를 성공해 한 숨 돌리면 운동을 시작할 생각이에요.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하고 더 활기찬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수고하셨고요, 잠 좀 많이 주무세요’ 라는 인사말을 뒤로 한 채, 루니아 개발팀을 나오는 기자. 역시 게임은 재미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 간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기분 좋아지는 퇴근길이었다.
--> 이 기사는....
루니아 게임을 즐기는 블로거들의 블로그에 올라와 있던 기사인데 눈이 @@ -> 요렇게 될만한 내용이 있어서
퍼왔습니다.
이 기사에 이수진님의 정면 사진도 여러장 있었습니다만.....
혹시라도 여기에 들어오는 팬분이시라면 부끄부끄하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뒷모습만 가져왔어요 ^^a
상당한 미인이시던데, 그냥 다 올릴껄 그랬나요? ^^
호영이 팬분들이 워낙에 다양하다고 알고는 있었지만, 구족화가분의 기사에 이어 또 한번 깜짝 놀랐답니다.
저 분의 컴퓨터화면과 위쪽은 정말 "손호영의 포쓰"가 넘쳐나는군요. 호영이도 아마 흐뭇할꺼 같아요~~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5-24 0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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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 항상 호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