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살면서 그저 모나지 않게 평범하게 욕심없이 살자 되뇌이곤 합니다.
그런 제가 하나 욕심내는 것이 있어요.
바로 집 욕심...
오래 전부터 꿈꾸는 집이 하나 있습니다..
제 꿈이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그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숨막힐 것 같던 일상의 고단함 속에서
시원한 공기가 유입되는 것 마냥 행복해지죠.
아침엔 물기를 머금어 약간은 축축한 잔디밭을 거닐며 졸음에 멍한 머리를 깨우고..
창틀에 걸쳐 앉아 책을 읽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커다란 마루가 있어야 해요..
덥지만 그늘에 가만히 있으면 조금은 서늘하기도 한 초여름에
그 마루에 얇은 요와 이불을 깔아두는 거에요.
그리고 거기에 내 사랑하는 이들을 데려와 눕히는 거죠..
새근거리며 곤하게 잘 수 있도록 말이죠..
이리 저리 치이며 고생했을 이에게 못다한 얘기를 하자며, 나랑 놀아달라 조르지 않고
말없이 웃어주며 내 집 마루 위에 자리 한켠을 내주고 싶어요.
밥먹는 것도 잊고 자는 그 사람의 머리가 잔잔한 바람에 흔들리면 간지러워서 콧잔등을 싱긋거리기도 하겠죠
전 그옆에서 혼자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배고픈데 안일어난다고 조용히 칭얼거리기도 하면서 기다려요.
햇빛에 눈부서 깨지 않도록 발을 내리기 위해 이리저리 각도 맞춘다 부산을 떨면서 말이죠.
내 집에 데려와 이렇게 푹 재우고픈 사람은 이미 내 마음에 자리를 잡은 그....겠죠.
언제나 혼자서 상상하고 슬핏 웃어버리고 마는 꿈이지만 생각만으로 기운이 나는 제 일상의 활력소랍니다.
이러한 집이 꼭 물리적으로 실재할 필요는 없겠죠.
어쩌면 이는 그러한 집같은 존재가 되고 싶은 제 욕심이 투영된 걸지도 몰라요..
언제가 호영씨와 개인적으로 말을 나눌수 있는 순간이 온다면
내 상상속의 집을 닮은 사진 한 장을 건네며
호영씨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신만의 집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그 집이 완성되는 동안 힘에 부치는 일이 있다면 잠시 내 집을 내어주겠노라고 ..
그리 말하고 싶어 혼자서 조그맣게 이 말을 입안에서 뱅뱅 돌리며 중얼리곤 했어요.
마음속에 집을 지어요. 내 사람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왁자지껄 떠들며 뒹굴기도 하고..어깨 축 쳐져 찾아오면 며칠 자고가라 하기도 하고..
낯선 타지에서도 나의 돌아갈 곳 있음에 힘 낼 수 있는 그런 집을 지어요..
퓨어는 호영의 세계에서 제가 초대받은 집이에요.
제게 자리를 내어주고 두 팔벌려 맞아주었던 우리의 집이에요.
이리 돌아와줘서 고마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