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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데니계상 (2002-07-14 11:04:43, Hit : 1960, Vote : 5)
[기사] god 100회 도전 스타트!(asiamusic.net)
July 11, 2002
2시간의 러닝타임, 총 45회,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장장 74일...... 올 여름 내내, 그룹 god의 멤버들과 뗄래야 뗄 수 없을 숫자들이다. 지난 5월 13일 제작발표회를 가졌던 god의 「100일간의 휴먼콘서트」가 오늘(7월 11일)저녁 7시 30분, 그 머나먼 장정의 첫 걸음을 내딛기 때문. 하룻저녁에 수만 관중을 동원하는 대형 체육관 공연 대신, 2700석 남짓한 팝콘하우스(구 정동이벤트홀)에 2002년 여름을 통째로 바치기로 한 god들이 과연 무엇을 준비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짧고 굵게'보다, '길고 가늘게'를 선택한 이들이 준비한 공연의 방향은 기본적으로 팬들과 호흡을 함께 한다는 것. 물론, 어느 가수의 콘서트가 그렇지 않았나 싶지만, 인기 정상에 서있는 댄스그룹이 전국민을 상대로 하는 방송무대를 버리고 장기간 중소규모의 콘서트 무대에 서는 것이 가요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던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공연의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이번 공연의 전체적인 컨셉트는 '휴머니즘'. god라는 가수가 있음을 알린 노래가 가슴 아린 사모곡(思母曲) '어머님께'였고, god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것은 아기 재민이를 보살피며 좌충우돌하던 「god의 육아일기」였음을 생각하면 매우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즉, 호흡이 느껴질 듯 가까운 무대에서 스스로 '힘들고 지쳐 있는 사람들, 가방 무게로 어깨가 눌린 학생들, 사랑에 열병을 앓는 청춘들, 고단한 하루가 버거운 일터의 사람들'의 이웃임을(혹은 그 자신임을) 고백하며, 관객들에게 인간으로서의 god를 남기겠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공연내용은 매일 조금씩 다른 테마로 변화를 줄 예정으로, 매회 마련된 팬들과의 대화 시간을 통해 그 동안 대형 공연이나 방송무대에서는 불가능했던 가수와 팬들 간의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디오 프로그램의 형식과 유사하게, 대화마당에는 동료 연예인, 친구, 가족, 팬 등 테마와 관련된 인물들을 게스트로 직접 초대해 함께 이야기를 엮어간다고. 음악 부분에서도 그간의 립싱크 댄스가수라는 오명을 확실히 씻을 수 있도록, 이승환, 신승훈, 김건모, 이문세 등 라이브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가수들의 세션을 전문으로 했던 안준형(건반), 최세진(드럼) 등 '특급' 뮤지션들을 모셔왔다. 레퍼토리는 자신들의 히트곡과 함께 팝, 가요, 장르에 구애치 않은 다양한 선곡으로 지금껏 TV나 매체를 통해서는 보지 못했던 폭 넓은 음악을 들려줄 예정. 또한 전체 제작비의 50% 이상을 투여한 무대 특수효과를 뒷받침할 안무, 백댄스 팀에는 1집부터 쭉 호흡을 맞춰온 15인조 전속 댄스팀 'STYLE01'이 낙점되었다.
이러한 준비상황과 함께, 티켓 판매의 호조는 god의 이번 도전에 대한 가요계의 관심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티켓은 맥스무비가 공연 한 회당 전체 약 2,700석 가운데 스탠딩석 1,000석을 판매하며, 나머지를 스타식스, 티켓링크, 티켓파크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맥스무비에 따르면 지난 5월15일 인터넷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40분만에 3만4,000장이 팔려나갔으며, 혹 자리를 잡지 못할까 여러 자리를 예약했던 일부 팬들 때문에 실제 입금일인 사흘 후에는 반 정도가 취소됐지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판매되어 첫 회인 오늘 공연과 45회 마지막회(9월 22일)는 일찌감치 매진되었다고. 또한 중고생들의 방학기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나머지 공연들도 평균 90% 이상 자리가 메워진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이번 공연 소식이 전해진 이후 많은 이들이(god의 사려 깊은 팬들도) 반가움보다는 우려를 먼저 표했다. 이런 전례가 없었던 만큼, 아무리 god라도 수개월에 걸친 마라톤 공연에 과연 버텨낼 수 있을 것인가(ex. 관객이 들것인가, 가수를 비롯한 스태프의 운용이 가능할 것인가...)하는 의구심은 자연스런 일이었던 것. 더구나 여름 내내 주 4회 총 45회의 공연을 치러낸 뒤 5집 활동을 벌이고, 곧이어 55회의 공연을 또다시 소화해 낸다는 기획사의 계획은 야심 수준에서 벗어나 탐욕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몇 가지 상황을 종합하면, 이번 공연이 다소 무모해도 현 시점에서 god가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시장은 불황무드에 끝도 없이 빠져들고, 한때 강력한 전선을 형성했던 선배 그룹들은 이미 모두 사라진 후 이렇다할 새 라이벌도 떠오르지 않는, 김 빠진 '남성그룹'계의 정상으로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위협을 안았다는 점, 기존의 쇼·오락 프로그램에서 소모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팬들의 불만(방송계와 소속사로 향하긴 했지만)이 급증했다는 사실, 그리고 god가 가수로서 장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god를 바른 길로 인도하고자 목소리를 높이는 경향(관계기사) 등은 god가 다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요인이 된 것이다.
또한 이번 도전으로 얻게 되는 경험은 곧 god 멤버들에게도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장기공연인데다 한 주에 4일씩 쉬지 않고 계속되는 강행군을 예고해 놓고 god 멤버들이 그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음은 당연한 일. 또한 무엇보다도 체력의 중요성을 인식한 다섯 멤버들은 두 달 전부터 하루 3시간 이상 운동에 투자해 힘을 키웠다고 전해진다. 최근에는 아예 개인적인 시간을 포기하고 리허설을 겸한 노래 연습량을 크게 늘려, 연습, 휴식, 운동으로 반복되는 규칙적인 생활을 지속해왔다고.
지금껏 대부분의 다른 가수들과 마찬가지로, 음반 활동 동안 멋진 라이브로 찬탄을 자아내기는커녕 라이브에서의 실수를 흠 잡히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感之德之)했던 god에게 이렇게 집중적인 준비와 매주 4차례 2시간 동안 무대에 오르는 경험은, 지금까지 그 누구도 갖지 못했던 엄청난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45회 공연과 올 가을 발매될 5집의 활동, 나머지 55회의 라이브 공연을 거치면서, 「육아일기」로 뜬 god가 아니라 누구나 인정하는 무대 위의 스타 god로 거듭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런 댄스그룹 하나 보고 싶다.
Mign0n (mign0n@asiamusic.net)
7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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