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가운녹차

[5월의향기손호영] 소소한 나의 일상에, 그대는 커다란 기쁨입니다.

처음이라는건 항상 많은 생각을 필요로 하는것 같아요.
어떤 일을 시작할때에도, 어떤 음식을 처음 맛 볼 때에도, 대화를 시작하려 할 때에도,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쓸 때에도 말예요.
그리 자주 쓰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글을 쓸때마다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참 많이 고민하거든요.

그렇게 '처음'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오빠가 처음 내 마음속에 들어왔을 때가 언제였을까.. 생각해보려 해요.
그런데 속상하게도 그 부분에 대한 기억이 없네요.

처음 사랑을 할때..
거짓말처럼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고들 하죠?
또 처음엔 별로였지만 어느새 사랑하고 있다고들 하죠?
전 어느쪽에 속할까 생각해봤는데, 답이 안나오더라구요.

늘 좋아하는 오빠였는데, 어느날 건네받은 오빠사진 한장에.. 발이 묶였다고 해야 할까요?
참 이상한 감정이였어요.
매일 보는 오빠 모습 중 하나일 뿐이고, 변함없이 좋아하고 있었는데..
마치 처음인듯한 느낌.. 아무소리 안들리고 아무것도 안보이고 알수없는 이 이상한 감정에 한동안 멍해있었다지요.

누가보면, 참 유치하다고 할지도 모르겠어요.
바보같이 사랑 처음 해보냐고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어쩔 수 없는것 같아요. 사실이거든요.
흔한 남자친구 하나 없어서 청승부리는 거라고 비아냥거려도 그냥 웃어버리면 그 뿐.
그리고.. 원래 사랑에 빠지면 다들 유치해진다고들 하잖아요^^

어찌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 같지만, 전 이렇듯 소소한 일상들이 좋아요.
다른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 이야기도 풀어놓을 수 있는 일상이요.
들어주는 이가 없으면 어때요.
내 맘에 담아두었던 것을 조금이라도 꺼낼 수 있어서 좋은걸요.
물론 표현력도 부족하고 많이 서툴러서 부족함투성이지만 말예요.

가끔..
내가 문과를 택해서 국문학을 전공할 수 있었더라면 내 마음을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해 낼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부족함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일것 같아요.
지금보다.. 글은 더 잘 쓸 수 있겠지만요^^

오빠도.. 알까요?
오빠에겐 아무것도 아닐 지 모르는 한마디가..
오빠에겐 아무것도 아닐 지 모르는 행동 하나하나가..
이렇게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기쁨이 되고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요.

오빠에게 줄 수 있는거라곤 그저 마음뿐인 못난 딸기지만..
그래서 오빠에게 늘 받고만 사는 못난 딸기지만..
단지 딸기라는 이유만으로 사랑받는 것 같아 항상 고맙고 미안한 마음뿐이예요.

...

이제 몇일 후면 6월.
그토록 기다리던 솔로1집으로 무대에서 만날날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