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가 친절해지고 있다. 여기저기서 ‘고객은 왕’이라고 내걸고 적극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가수 손호영은 오는 18~19일 이틀 동안 서울 올림픽 공원 올림픽홀에서 개최하는 ‘2007 손호영 콘서트 시즌1 언더 더 시’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귀가하는 팬들을 인근 지하철 역까지 안전하게 바래다주기 위해 버스 10대를 대절하기로 했다. 45인용 버스 10대가 공연장과 지하철 역을 오가면서 편리한 이동을 보장한다.
올림픽홀의 경우에는 지하철과 공연장의 이동거리가 만만치 않아 관람객들은 공연 직후 늦은 밤 지하철을 타기 위한 전쟁을 벌일 때가 많았다. 이런 불편함을 단번에 해결해준 손호영의 콘서트는 현재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가수 이승철도 특별한 시도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올 상반기 이승철은 30~40대 여성 관람층을 고려해 유아방과 놀이방을 공연장 한쪽에 설치했다. 전문자격증을 갖춘 보호사를 배치하기도 했다.
이승철 측은 “가뜩이나 공연계가 좋지 않을 뿐더러 주 고객층인 아이를 키우는 여성 팬들조차도 막상 공연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이런 편의시설을 염두에 두게 됐다”면서 “너무 반응이 좋아서 10월 셋째주에 시작되는 하반기 투어에도 여전히 적용할 것이며 향후 대부분의 공연에서도 이를 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관람비 부담을 대폭 줄이고자 ‘1만원짜리 공연’을 펼쳐 화제를 모은 포크 듀오 나무자전거도 현재 또 다른 형식의 친절한 공연을 기획 중에 있다. 공연의 컨셉트는 ‘찾아가는 공연’이다. 공연장을 찾아올 필요도 없이 아파트 단지, 혹은 주민 단체가 요청할 경우 모든 장비를 들고 직접 현장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나무자전거는 이 밖에도 위기의 광부들이 타개책을 마련하기 위해 옷을 벗는 뮤지컬을 만든다는 내용의 영화 ‘풀몬티’에서처럼 일부 유명 가수들과 함께 속옷 바람으로 노래를 부르는 기막힌 이벤트도 구상하고 있다.
나무자전거 측은 “공연장을 찾는 발걸음이 줄어들면서 많은 가수들이 힘겨워하고 있다”면서 “공연장이 더욱 친숙한 의미의 것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련의 변화들은 음반시장에 이어 대중음악 공연계에도 불어닥친 불황과 무관치 않은 현상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엿보인 대중음악 공연계의 불황은 현재 심각한 실정이다. 믿었던 톱가수들의 공연마저도 줄줄이 실패하면서 위기 의식은 더욱 커져왔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대중을 공연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들은 대부분 폭발적인 반응으로 이어질 때가 많다. 이승철, 나무자전거 등의 공연은 탄탄한 실력의 무대 내용과 더불어 관객을 적극 유치하는 전략을 통해 불황의 공연계에 적지 않은 희망을 제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