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이태문 통신원 = 역시 관록의 힘이 돋보였다. 2시간반의 단독 콘서트를 거뜬하게 마친 '하회탈' 손호영은 시종 웃음을 잃지 않았다.
1일 도쿄 시부야의 씨씨레몬홀(구 시부야공회당)에서 2천여 명의 팬들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손호영의 첫 일본 단독 콘서트 '열정 Passion' 무대는 '언더 더 시(Under The Sea)'란 주제 아래 여자 친구를 찾아나서는 줄거리로 꾸며졌다.
손호영은 서울 공연에서 직접 공중에서 거꾸로 내려오는 광경을 선보였지만, 공연장의 조건 때문에 물속으로 뛰어들어 헤엄치는 이미지 영상이 흐른 뒤 갑자기 무대 위로 튀어올라 첫 번째 곡으로 '그려본다'를 열창했다.
이어 '하늘에 내 마음이' '사랑은 이별을 데리고 오다' 'Call Me 5500' '관찰' 'YES' 등 쉴 새 없이 쏟아붓는 다채로운 노래와 춤은 팬들이 앉을 틈도 주지 않았다.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짜임새 있는 무대가 숨가쁘게 이어진 뒤 손호영의 god 타이틀곡 메들리가 펼쳐졌다.
'어머님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거짓말' '길' '편지' '보통날' '2 러브' 등 1집에서 7집 앨범에 이르기까지 god의 궤적을 되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 god의 멤버 가운데 현재 유일하게 음악활동을 이어가는 손호영의 남다른 애정이 느껴지는 무대였다.
god 시절부터 손호영을 응원하는 많은 일본 팬들과 이날 첫 무대를 축하하기 위해 한국에서 원정 온 300여 명의 한국 팬들은 추억의 히트곡이 차례차례 흐르자 함께 따라 불렀으며, 나머지 일본 팬들도 손호영의 원점이라고 할 수 있는 god 앨범 타이틀곡에 심취했다.
이어 '해피 바이러스' '기분 좋은 상상', 솔로 1집 'YES' 수록곡과 '안 되나요' '0%' 등 싱글 앨범과 god 히트곡을 중심으로 열정적인 무대를 꾸며 객석을 가득 채운 일본 팬들을 열광시켰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도쿄의 여름을 시원하게 장식한 '여름이야기' '해변의 여인' '바다' '해변으로 가요' '페스티발' '바다의 왕자' 등 여름 노래 메들리 순서에서 일본 팬들은 처음 듣는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손호영의 몸 동작을 따라하며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평소 일본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손호영은 따로 일본어를 공부하지 않았으면서도 서툰 일본어를 섞어가며 열심히 무대를 이끌었다. 손호영의 일본어 발음에 객석의 팬들은 '귀엽다' '잘한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작은가방'을 처음으로 일본어 버전으로 선보였는데, 공연 직전 스태프와 함께 원곡을 일본어로 옮겨 연습할 시간이 없었음에도 완벽히 소화해내 팬들의 감동을 이끌어냈다.
시종 가족적이며 웃음이 끊이지 않는 무대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손호영은 '헤어짐보다 아픈 그리움'을 앙코르곡으로 부르며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손호영은 뒤풀이에서 아직 팬들의 뜨거운 열기에 고무된 듯 숨을 고르면서 "더 보여주고 싶었는데, 공연장 제약이 너무 많아 아쉽다"면서 "서툰 일본어를 더 갈고 다듬어 좀더 완벽한 무대를 꾸미고 싶다. 무엇보다 내 자신에 대해 반성할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첫 일본 콘서트를 통해 얻은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먼저 사람이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사랑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감동했다"고 정리했다.
손호영 측은 "7월의 오사카 팬미팅, 8월의 'M 카운트다운 Tokyo 2007'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공식 무대인데 공연을 거듭할수록 일본 팬의 수가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콘서트의 성공으로 일본 내에서도 차세대 한류스타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평을 들으며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일본 활동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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