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닷컴] 중국내 한류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위기감을 거론하는 가운데 11일 중국 우시 국제 스포츠센터에서 개최된 한류콘서트는 이러한 위기감의 존재여부에 대해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
2시간여동안 9천여명의 관객들 앞에서 진행된 이날 콘서트는 13일 RNX 패션쇼에 설 모델들이 잠깐 선보이는 무대를 기점으로 1부와 2부 형식으로 나눠졌다.
무대는 중국에 알려지지 않은 신인들을 비롯해 이미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는 강타, 손호영, 팀 등이 중국 관객들에게 자신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들 가수들의 무대 장악력과 중국 관객들의 반응은 한류 재점화가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문과 동시에 희망을 선보이는 조금은 애매한 느낌을 줬다.
국내에서의 인지도와는 반대로 어느 정도 중국내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미나의 경우만 보더라도 나름대로 폭발적인 안무로 무대를 장악하려 했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연예인'에 대한 일상적인 반응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실제로 일부 관객들은 이들이 '한국 가수'이기 때문에 보러 온 것이지 누구인지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
강타나 손호영 등과 같이 아이돌 그룹 출신 가수들의 경우에는 여성 팬들을 중심으로 제법 탄탄한 층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최근 진출한 경우에는 그냥 '한국 가수' 이상도 이하도 아닌 상태로 의미부여를 하는 이들이 많았던 것이다.
이런 관객들의 반응과 더불어 무대 장악력 역시 한류 재점화 가능성에 논하는데 있어 주요 문제로 등장했다.
이미 기존에 첫 단독콘서트를 개최한 아이비에게도 제기되었던 부분이지만 방송용으로 길들어진 가수들이 콘서트 현장에서 관객들을 끌어들이며 큰 무대를 장악해 나가는 모습이 여실히 부족했다.
이날 공연에도 손호영 등 일부 가수들을 제외하고는 이런 모습을 보여줬다. 즉 TV처럼 카메라와 편집으로 인해 존재감을 부각시켰던 가수들이 정작 실질적으로 자신 앞에 앉아있는 현실의 팬들에게는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방법을 모르고 '혼자서' 노래 부르고 '혼자서' 콘서트 장에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는 자칫 거품뿐이라는 한류에 대한 문제제기에 실질적인 뒷받침을 해주는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한국 가수'이기 때문에 중국에 진출한 것이지, 결코 '가수 000'이기 때문에 진출한 것이 아니라는 일부 주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콘텐츠는 부족한데 포장만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내세워 판매하는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한 연예관계자는 "화려한 비주얼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진짜 노래를 부른다는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며 "중국이 넓은 시장이긴 하지만 쉽게 마음을 움직이기 힘든 중국인들의 특성상 만만한 시장은 아니라는 점을 중국 진출 준비 연예인들이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러한 부분에 대해 한국과 일본 가수들은 소개하는 현지잡지인 'Cool Music' 장위위 기자는 "한국 국내에서 우려할 만큼 중국내 한류가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은 상황이다"고 말하며 특히 아이돌 그룹 출신 가수들이 솔로로 나선 후 방문하는 경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해 이들을 활용한 한류 재점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