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만남
만남은 빨강색이다.
몇 년 전 '불꽃'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남녀 두 주인공이 처음 만나 서로가 걷잡을 수 없는
불꽃같은 사랑에 빠진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다.
그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이영애였는데,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나도 저런 어여쁜 여자와 불꽃같은 사랑을 해보리라~
그리고 정말 나에게도 그런 사랑의 기회가 왔다.
물론 그녀가 이영애처럼 아주 예쁘진 않았지만...
수천,수만명 속에서 그녀는 단연 돋보였다.
내 눈에 비친 그녀는 세상 누구보다 아름다웠고,
그녀를 만난 기분은 마치 책속에서 빨강색 티셔츠를 입고있는
월리를 단 한번에 발견한 느낌이었다.
사랑
그녀는 내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주 잘안다.
난 단 한번도 그녀에게 지금 내가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말해준 적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면 어느새 옷이 놓여있고,
배고플땐 최고급 레스토랑보다 더 정성스럽고 맛난 음식들이
눈 앞에 차려져있다.
가끔 술이 생각날 때면 어김없이 그녀는 와인 한 병을 선물한다.
그녀는 센스쟁이다!
나를 늘 미소짓게 한다.
그래서
그게 내 얼굴이 되어버렸나 보다.
이별
이별의 이유?
세상의 모든 이별에 이유가 있는건 아니다.
이유를 모른 채 받아들여야 하는 이별도 있다
난 여덟살 때 그랬고,
친 엄마와 헤어진 후 스물 여섯살이 될 때까지
우린 단 여섯번을 만났다.
세상에 이런저런 이유들로 이별하는 모든 이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이유가 있으면 이별이 덜 아플 수 있는지...
제발 약속된 그녀와의 이별은 덜 아프기를...
추억
객석이 잘 보이지 않는다.
무대를 향한 수많은 조명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안녕하세요! 호영입니다!" 하고 외쳤을 때,
들리는 객석의 환호는 큰 울림이었지만
분명 내게는 "당신은 믿습니다, 힘내세요!" 였다.
눈 앞에 금새 물이 차올라 시야가 흐려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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