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3-11 16:35:17, Hit : 3263, Vote : 3)
한국적 랩 구사하는 'GOD의 음악세계' (2000년11월28일 오 마이뉴스)
30대 노땅이 그들을 좋아하는 이유
이정식 기자
omycan@yahoo.co.kr
30대중반의 나이에 랩이라는 쟝르를 좋아하는 것은 아직 철이 들지 않은 것인가? 나는 아직도 랩이나 힙합계열의 음악을 참 좋아한다. 나이 드신 분들은 의미없이 지껄여대는 이런 류의 음악을 소음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리라!
물론 소음같은 음악도 많다. 그런데 이런 소음같은 음악들중에서 1999년 1월 우리에게 나타난 GOD라는 팀은 소음없는 그야말로 한국적인 정서에 맞는 랩을 구사하는 정말 보기드문 음악성과 매력을 갖춘 팀이다.
굵직한 베이스톤의 랩을 선보이는 GOD의 리더 "박준형",
하이톤 랩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윤계상",
샤프하고도 분위기있는 래퍼 "데니안",
중성의 보이스와 미소를 자랑하는 "손호영",
풍부한 가창력을 내뿜으며 가수 박진영을 연상케하는 리드보컬 "김태우"등 다섯아이들...
"GROOVE OVER DOSE"의 약어로 "내안에 있는 또하나의 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그 숨겨진 자아"를 GOD라고 하는데 팀 이름의 해석이 거창한 만큼 이 팀은 지금 거창한 위치에 올라서게 되었다.
'99년 1월 13일 <한밤의 TV연예>를 통해서 어머님에 대한 간절한 사랑과 그리움을 담은 곡 '어머님께'는 멤버들 자신의 생활을 그려낸 곡이기도 한데 이 노래는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가출 청소년들을 집으로 돌아오게 하는 지대한 역할도 수행했다.
나는 이 노래의 가사가 너무 슬퍼서 혼자 이불을 뒤집어 쓰고 훌쩍거리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18번곡에 들어가며 요즘도 즐겨 부르는 노래가 되었다.
이 노래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관찰'이라는 노래는 하우스 댄스리듬의 곡으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발랄하고 경쾌한 곡으로 GOD의 댄스가수로서의 역량도 볼 수 있는 좋은 곡이었다.
GOD의 전성기는 2집때 세련되고 웅장함이 묻어나는 미디움 힙합곡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라틴 힙합풍의 '애수', 80년대 펑크를 현대 감각으로 재구성한 'Friday Night'등 연속 세 곡을 히트시키면서 가요계의 확고부동한 최고의 그룹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주 라이코스 코리아의 키워드 검색순위 3위에 오른 단어가 GOD였다. 물론 정말 '신(GOD)'을 검색하려던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이를 감안해도 검색키워드 3위에 오른 것은 대단한 인기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다시 3집을 발매했는데 '거짓말'이라는 노래가 엄청나게 인기를 모으고 있고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거의 GOD의 '거짓말'이라는 곡을 틀어주고 있다.
애절한 가사가 꼭 자신이 한번쯤 경험했던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게 이 곡의 장점이다.
한국적인 랩이란 한국적인 정서를 나타내는 노랫말과 곡으로 알아듣고 따라 부를 수 있어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정의이지 보편화된 음악적 쟝르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GOD의 음악을 들으면 "정말 한국적인 랩(?)이 아닐까"라는 막연한 생각이 떠오른다.
다섯 젊은 친구들의 밝고 힘찬 노래에 박수를 보내며 늘 겸손하고 열심히 노래하는 모습으로 계속 팬들의 사랑을 받을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를 바라며 30대 노땅으로서의 GOD팬이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이제는 노래 '거짓말'을 연습하기 위해 노래방을 가야겠다.
카리스마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