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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 문화축제' 돌연 연기 (스포츠칸)
국내 톱가수 손호영, 바다, 간미연, 박상민, LPG, 함소원 등이 출연할 예정이었던 ‘2007 한·중 문화교류축제’의 개막식 무대가 전격 연기됐다. 이 때문에 바다, 간미연, 손호영 등 중국에 입국한 가수들은 무대에 서지 못한 채 10일 일정 연기를 알리는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후 귀국했고, 중국으로의 출국을 준비해온 가수들은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빈 스케줄을 휴일로 대체하는 해프닝이 잇따랐다.
중국 베이징 ‘하이티엔공원’에서 개최될 이번 무대는 한·중수교 1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대규모 행사였다. 중국 베이징동방예문화발전 유한공사와 한국의 한 공연기획사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 행사를 위해 약 6만명의 중국인들은 이미 입장권을 구입을 완료한 상태다. 개막식 축하 무대 이후 이틀간 전통의상 패션쇼, 멀티 미디어쇼, 한·중 문화예술인 교류의 밤 행사, 한류스타 사진전 등도 기획돼 있었다.
행사의 갑작스러운 연기 통보는 9일 밤 이뤄졌다. 한국 측 공연기획사는 “돌풍이 불어 행사장 주변에 설치됐던 축대 일부가 붕괴돼 안전 문제상 행사를 1주일 정도 연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10일 베이징 현지에서의 기자회견장에서도 행사 연기의 배경을 돌풍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해당 국내 가요 제작사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한 관계자는 국제 전화를 통해 “날씨가 맑고 돌풍은 없는 것 같은데 좀 이해가 안된다”면서 “개막식 무대에 대한 중국 당국의 허가가 뒤늦게 나지 않은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일부에서는 지난달 31일 중국 창춘에서 개최된 ‘제6회 동계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한국 선수들이 ‘백두산은 우리땅’이라는 세리머니를 한 것을 두고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뜻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대만 여가수 장후이메이가 지난 2000년 천수이볜 대만 총통 취임식에서 대만 국가를 부른 것이 계기가 돼 중국 본토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는 사례도 있었다. 또 지난해 한국 기자단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 시상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장나라도 중국 공안당국의 갑작스러운 행사 취소 통보로, 기자회견으로 대신한 해프닝도 있었다.
박상민 측은 “일단 개막식을 다음주 17일로 연기한다는 연락을 받기는 했지만 우리는 물론 대부분의 가수들의 스케줄이 안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또 다른 가수 관계자도 “적어도 행사만은 발표대로 1주일 후 무사히 치러지기를 바란다”고 기대하면서 “하지만 우리 쪽 가수들의 스케줄 역시 정리하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강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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