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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라이프] 손호영 '모범생과 날나리 사이' (스포츠서울)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73&article_id=0000045970§ion_id=106&menu_id=106

◆모범생과 ‘날나리’ 사이

‘웃는 얼굴에 침을 못 뱉는다’는 말이 맞나보다. 항상 웃는얼굴이라 동네 어른들이 많이 좋아해주셨다. 밥도 잘 먹고. 말 잘듣고. 항상 웃으며 있으니 사랑을 많이 받았던것 같다. 하지만 어린시절은 이중적이었다. 집에서는 모범생으로 학교에서는 노는 아이로 살았다.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 때문이었지만. 사실 친구들과 노는 것이 너무 좋았다. 덕분에 나는 놀면서도 공부는 상위권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5학년까지는 미군 부대에 있는 외국인학교를 다닌 덕에 영어가 늘었던 것 같다.

공부비법은 남들과 달랐다. 아버지가 집에계신 시간을 제외하고는 무조건 놀았다.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터보 등이 우상이어서 항상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다. 시험은 잘봐야 했기에 벼락치기를 했다. 우선 필기를 열심히하는 친구의 노트를 빌린다. 포기할 부분은 과감히 포기하고. 중요한 곳 하나만 집중적으로 외우기 시작한다. 아이큐가 좋다는 선생님의 말이 맞았는지 시험성적이 좋았다.

중학교때는 정말 많은 것을 경험했다. 첫 키스. 가출. 술. 담배 등등…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이 다른쪽으로 표출이 됐던것 같다.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에는 끔찍한(?)일이 벌어졌다. 아버지는 “이번 여름방학는 밖에 못나간다”는 엄명을 내리셨다. 대신 수학 자습서 한권을 주시더니 “연습장에 똑같이 다 써라”라고 하셨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현실에 방안에서 눈물을 흘리며 연습장에 똑같이 적고 있었다. 자습서를 그대로 베끼는 시간은 한달이 걸렸다. 밖에 나가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적었지만. 이후 나에게 돌아온 것은 영어자습서였다. 2학기 수업은 수월했다. 강요에 의한 완벽한 예습덕분에 배우지 않아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내심 뿌듯했지만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과학고등학교 준비반이었다. 내로라하는 수재들이 모인 곳에서 당연히 꼴찌였다. 15명 정원에 매일 15등. 그러다 기적같은 일이일어났다. 11등을 한것이다. 하지만 몇 번의 가출과 과학고등학교를 가기에는 성적이 모자라 보통 고등학교에 진학을 했다.

정리 | 남혜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