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6시. 어둠이 내려 앉은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은 삼삼오오 모여드는 농구팬들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서장훈 등 곳곳에 붙어 있는 현수막 속 서울삼성 선수들은 2006~2007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개막과 소속팀 서울삼성 홈경기 일정을 알리며 농구팬들을 유혹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체육관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의 줄은 점점 길어졌고,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와 팀에 대해 의견을 나누누느라 한껏 신을 냈다.
경기장 안은 더욱 흥이 났다. 화려한 음악과 폭죽·치어리더 공연 등은 오랜 시간 농구를 기다린 팬들에게 묘한 흥분을 안겼다. 경기장이 그리웠던 것은 선수들도 마찬가지. 선수들은 수개월만의 공식경기에 오랜 시간 다듬은 기량을 선보이기 위해 서서히 몸을 풀고 온몸에 긴장을 불어넣었다. 드디어 오후 7시. 선수들이 코트에 자리를 잡았고, 관중들은 굵은 침을 삼켰다. 드디어 점프볼과 함께 5개월여 대장정의 막이 올랐다.
1쿼터와 2쿼터에 터진 서울삼성 강혁의 연이은 버저비터에 경기장은 한껏 달아올랐고, 팬들의 목소리는 점점 더 높아졌다. 팽팽한 경기만큼 양팀 응원단 또한 한치 물러섬이 없다. 서울삼성을 응원하는 하얀색 비닐 방망이 소리에 맞서 부산KTF 팬들은 오렌지색 비닐 봉투를 흔들며 응원 맞대결을 펼쳤다. 이에 신이 난 이들은 어린이 팬들. 입장시 손에 들려준 노란색 풍선을 흔들며 엉덩이를 들썩인다.
하프타임. 열기가 식을법도 하지만 최근 솔로앨범을 낸 가수 손호영이 등장하며 오히려 더욱 뜨거워졌다. 개막 축하공연에 나선 손호영과 여성댄서들의 손짓 하나 몸짓 하나에 청소년 팬들의 목소리가 경기장을 뚫고 나갔다.
이어진 3쿼터부터 서서히 승부의 추가 서울 삼성쪽으로 기운다. 서장훈·네이트 존스의 연이은 득점으로 점수 차가 벌어진 것. 4쿼터 들어 승패의 윤곽이 드러나자 상당수의 관중은 자리를 떠났지만 달아오른 열기는 쉽게 식지 않았다. 끝까지 뛴 선수들과 함께 환호성이 계속됐다.
1만1848명. 19일 열린 2006~2007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삼성-부산KTF 개막전을 찾은 관중수다. 역대 개막전 최다. 어느 때보다 기분좋은 출발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