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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의 주부] ‘진짜 순 리얼리티’쇼를 보고 싶다.(매거진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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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의 주부가 제안하는 <만원의 행복> 리뉴얼 아이디어
올 여름 큰맘 먹고 딸아이가 선글라스를 구입하자마자 내리 한 달 동안 징하게 계속 비가 내렸다. 게다가 2002년엔 고3이었기에 이번 독일 월드컵만큼은 제대로 한번 즐겨보리라 했는데 16강 진입 실패로 이래저래 김새는 여름이라며 툴툴댄다. 어디 그뿐이랴. 올 여름은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 피해에 30도를 넘나드는 찜통 같은 더위까지 계속됐으니 불쾌지수가 한없이 치솟을만 했다. 이럴 때 그나마 서민들이 위안을 얻을 곳이 TV 밖에 더 있을까.
올 여름,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 TV는 여름 더위만큼 별로였다 작년 여름엔 <내 이름은 김삼순>이, 그 지난 해 여름은 <파리의 연인>이 무더위를 해갈 시켜주었건만 올해는 딱히 내세울만한 드라마도 없고, 오락 프로조차도 질질 늘어지는 것이 총체적 난국이란 말이 딱 맞는다. 그룹 신화가 길을 닦아 놓고 나간 SBS의 <리얼 로망스 연애편지>는 이젠 윤정수까지 투입돼 누가 봐도 MBC <천생연분>과 똑 닮은 모양새다. 게임 하나를 해도 <출발 드림팀>처럼 근성과 패기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또 모르겠다. 대충대충, 허약, 부실로만 메워 가고 퀴즈 코너에 이르러서는 무식해도 어찌 저리 무식할까 싶은 것이 목불인견, 차마 고개를 돌려야 할 지경이다. 그나마 극기 프로젝트(?)로 차별화되던 <무한도전>도 지난 겨울 추위를 피해 스튜디오로 들어가더니 그만 스리슬쩍 눌러 앉고 말았고 이제는 “쿵쿵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듯 보여 못내 아쉽다.
하지만 누군가 미용실에서 커트를 하고 와서 “내 머리 어때?”라고 물었을 때 아무리 끔찍하게 이상스럽다 해도 “지난번 머리가 훨씬 나았는데.”라는 소리는 금물이다. 이미 잘려나간 머리를 어찌 하리오. 다만 핀을 꼽아보라든지 헤어롤을 써보라던가라고 해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불평만 늘어놓기 보단 내가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한 번 얘기해볼까 한다.
만원의 행복? 연예인의 행복!
MBC <만원의 행복>이라는 프로가 있다. 프로그램 초반 일반인이 출연자였을 때와는 달리 연예인이 출연하면서부터 집 안에서의 식사는 자유롭게, 집을 나온 후부터 다시 귀가할 때까지만 모니터 되는 식으로 바뀌었다. 힘들어요, 배고파요, 노래를 부르고 다니지만 실제로 그리 절박해보이지는 않는다. 일주일이 지난 후 핼쑥해 보이는 사람도 없다. 왜냐하면 집에서 다 먹고 나오니까. 설거지 할 테니 밥 한 끼만 주시겠어요? 라는 말로 한상 차려 받을 수 있는 건 연예인이라서 가능한 거다. 마트 시식 코너에 아무리 오래 붙어 있은 들 눈총 주는 이가 있을 리 없다. 한마디로 절약이 주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특혜를 받아 내냐가 관건이 되어버렸다. 가뜩이나 연예인 협찬으로 말이 많은데 이래서는 안 되잖아?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으로 대충 때우지 말고 맘먹고 제대로 된 리얼리티 쇼를 한번 만들어보면 어떤가.
<육아일기>를 뛰어넘는 재미와 감동, 이렇게 안되겠니?
팽팽한 라이벌 관계인 두 사람을 게스트로 선정한 후 한 숙소에서 동고동락하며 일주일 동안 숙식을 해결하게 하는 거다. 쌀과 생수만 지급한 후 진정 ‘만원’으로 먹고 살게 한다. 그리고 감시자의 역할을 지금처럼 PD가 하는 게 아니라 열혈 팬 한명씩을 선정하여 상대 도전자에게 붙여 놓는다면 그 얼마나 착실하게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겠는가 말이다. 그러다 적군의 인품에 반하여 도와주는 감시자가 나올 수도 있고 도전자끼리 묘한 교감이 오갈 수도 있고 갖가지 변수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슈퍼주니어의 최시원 VS SS501의 김형준이라든지, 브라이언 VS 현영이라든지 잘만 조합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투입된 팬 입장에선 “Dreams come true”가 되어 좋고, 무엇보다 연예인도 특혜 없이 미션을 잘 수행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 좀 좋겠냐고.
god의 <육아일기>의 예를 봐도 잔재주 부리지 않고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하는 것이 리얼리티 쇼 성공의 비결이다. 아이 둘 키운 나조차도 손호영의 정성에 감탄했었으니까. 이제는 <육아일기>에 견줄만한 재미와 감동을 함께 줄 리얼리티 쇼가 하나쯤 나와 줄 때가 되었는데 어째 소식이 감감하다. 이 아줌마가 바라는 <만원의 행복> 리뉴얼 판이 그 자리를 차지해주면 안되려나?
(글) 정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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