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로 데뷔하기까지 3년이 걸렸다. 그동안 아버지와 연락을 끊고 살았다. 반항심 때문이 아니었다. 아들이 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는 증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데뷔는 수월하지 않았다. IMF로 소속사에서 지원이 끊긴 적도 있었지만. 멤버들끼리는 그 때가 가장 기억에 남을 만틈 좋았다. 일산 작업실에서 우리끼리 노래하고 안무연습을 했다. 당시 (박)준형이 형이 드라마에 출연해 받은 돈으로 멤버들의 끼니를 해결했다. 98년에는 태우가 합류했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박)진영이 형과 함께 1집을 만들었고. 나는 집으로 향할 준비를 했다.
‘여전히 무섭겠지?’‘많이 혼날 거야’등 많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 손에는 god 1집이 있었다.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손에 든 앨범 덕분인지 자신감 만큼은 잃지않았다. 3년 만에 찾은 집에는 식구가 한명 늘어있었다. 미국에 있던 누나(손정민)였다. 누나는 내가 가출한 1년 뒤에 연예계 데뷔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아버지를 처음 본 순간 난 눈물을 왈칵 쏟았다. 3년 사이 아버지의 모습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기세등등하고 무섭기만 했던 아버지의 모습은 없었다. 많이 늙으셨고. 아무 말 없이 나를 반겨주셨다. 그날 밤 나는 아버지 품에서 잠들었다. 수십 년 동안 쌓였던 미움은 한순간에 녹아버렸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아버지 이제부터 정말 잘 할게요.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