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때…'등 예고편에 신곡 삽입 봇물
김장훈 등 무료제공 비용 절감·홍보 효과
'저스트…' 등 외화홍보 뮤비에 가요 수록
영화 예고편과 가요의 '윈윈전략'이 극장가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그동안 예고편의 배경음악은 기존의 노래 가운데 선별해 저작권료를 내거나 OST를 쓰는 게 일반적 관례였다. 그러나 최근 영화 마케팅이 다양해지면서 영화와 가요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시도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제작사는 많게는 수천만원이 투입되는 예고편 배경음악에 가수의 신곡을 무료로 사용해 마케팅비용을 절감하고, 노래의 인기가 치솟을수록 광고효과도 커지는 효과를 누린다. 가수도 뮤직비디오 제작비용을 절감하고 TV CF 등을 통해 홍보효과를 누리는 데다 스크린의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해 노래의 이미지 상승 덕을 본다. 그야말로 '도랑치고 가재잡고, 꿩먹고 알먹는' 융합효과인 셈이다.
▲영화 '저스트 프렌드'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30일 개봉)은 '더 필름'의 '요즘 말야'를 티저 예고편에 삽입했다. 티저 공개 이후 영화사에는 도대체 그 노래를 부른 가수가 누구냐는 문의가 쇄도했다. 반응이 뜨거워지자 '더 필름'은 앨범 출시 전 부랴부랴 디지털 싱글 앨범을 따로 발표했고, 이 노래는 곧 음원 판매 10위권에 진입했다. 영화 제작사는 예고편 영상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을 무료로 제공받아 비용절감 및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영화사는 본 예고편에 김장훈의 9집 신곡 '오래되던 날'을 삽입해 다시 한번 주목을 끌고 있다. 김장훈도 영화 개봉에 즈음에 9집 발표 기념 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 하반기부터 두드러졌다. '사랑하니까, 괜찮아'의 예고편엔 임현정의 '사랑의 향기는 설레임을 타고 온다'가 삽입됐다.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가수 별의 3집 수록곡 '버려야할 것들'을 사용해 호평을 받았다.
'미스터 로빈 꼬시기'는 클래지콰이의 'Kiss me'를 배우들이 직접 불렀다. 뮤직비디오에선 주인공 엄정화, 다니엘 헤니, 클래지콰이가 함께 부른 노래가 흐른다.
외화도 이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공포영화 '그루지2'는 3집 타이틀곡 '너는 나에게'로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던록 밴드 피터팬 콤플렉스의 '괴물'을 실었다. 음산한 느낌과 공포가 물씬 묻어나는 이 곡은 영화와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았다.
로맨틱 코미디 '저스트 프렌드'는 홍보용 뮤직비디오에 가수 손호영의 신곡 '집 앞이야 나와'를 삽입해 화제를 모았다. 노래의 상큼 발랄한 분위기와 영화가 잘 어울리고 친구와 연인 사이에서 갈등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가사가 영화 내용과 딱 맞아떨어져 호응이 높다. 손호영이 가세하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손호영 옆자리 경매 이벤트'는 2700대1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화사 관계자는 "마케팅 담당자들은 영화 분위기에 맞는 가수의 신곡을 구하느라 사방으로 뛰어다닌다"며 "곡 선택만 잘하면 1석2조의 효과를 누리기 때문에 영화와 대중가요의 만남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