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같이 빛나는 당신은 오늘도 내 마음에 들어와 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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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대구로 발걸음을 옮겨주신 나의 왕자님.
팬미팅 날 우리 악수를 하면서,..
나는 귀한 도자기라도 만지듯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당신의 손을 감싸 잡으며,
"대구에서 왔어요. 자주 와주세요." 라는 시덥잖은 말을 건넸었지요.
그 약속을 당신이 기억하고, 오늘 이렇게 와 준거라 우겨 보고 싶었답니다.
당신을 많이많이 좋아하는 우리 보스의 덕택으로 저녁도 챙겨먹고 맨 앞자리에도 앉게 되었습니다.
오매불망 당신만을 기다리며... 눈이 빠져라, 목이 빠져라 무대 뒤만 살피던 순간.
어느 새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밤톨같은 머리에 흰 옷을 입은 당신이 내 시야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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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무대위로 올라왔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빛이 나는 당신은 다비드상보다 더 탄탄한 몸매로 햇살보다 더 눈부신 미소를 흩뿌리며,
상큼한 레모네이드처럼 청량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지요.
나름 소셜 포지션이란 걸 챙겨보자, 엄지짱은 하지 말고, 손호영짱도 하지 말고.
그 다짐들이 다 어딜 가고 없는지, 당신이 무대 위에 몸을 세우자마자 자동으로 올라가는 내 업지짱,
손등에 핏줄이 터져 발갛게 부풀어 오르도록 쳐대는 박수.
목이 터져라 나오는 당신의 이름 손.호.영.
예스를 부르고, 콜미를 부르고.
살랑살랑 엉덩이 자랑을 하다가 백업댄서 친구의 어깨를 톡톡 치며 신호를 주고 난 뒤 '누나누나' 버전 쉐*이킹을 보여주는 당신의 장난끼에 한번 웃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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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지 않은 무대 구석구석을 누비며 노래를 하고, 시선을 건네는 당신의 다정함에 나는 또 세상 부러울 것이 없어졌습니다.
노래부르는 중에도 팬이 전해주는 연두빛 봉투의 편지를 소중하게 받아 바지주머니에 넣어두려 애쓰던 몸짓.
또한 이제 당신만 보면 자동적으로 달려나가는 내 두 다리와,
당신이 내 유효거리 내에 있기만 하다 싶음 내뻗게 되는 내 손에 놀랄 때도 있지만,
그 덕분에 나는 당신의 듬직하고 여문 손끝을 잡을 수 있었으니까.
파닥파닥 움직이는 사람들의 뻗은 손 사이에서 잡아줄까 말까 망설이는 당신의 눈빛을 읽고,
슈렉의 장화신은 고양이처럼 가장 애절한 표정으로 당신과의 터치를 청하는 내 시선을 읽었는지
사뿐하지만 힘있게, 부드럽지만 강단있게 내 오른손을 마주 잡아주는 당신에게 감사했습니다.
오늘도 역시 당신의 손을 잡는 그 순간, 항시 상념으로 들끓던 내 마음속 앙금은 차분히 가라앉고,
포근한 위로가 내 심장을 감싸는 것을 느꼈습니다.
당신의 손을 통해, 당신의 온화한 기운이 내 몸으로 전이되어 스며드는 것만 같아
마냥 감사하고, 마냥 행복할 따름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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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빠이 아저씨와 인사를 하고, 대기실에 있느라 도착하고도 인사하지 못했다 공손하게 머리숙여 인사를 하는 당신.
그에게 건강하시냐 안부도 묻고. 이 자리에서 지난 겨울 콘서트를 열었노라 확인도 해주고.
그 순간 내 눈앞에는 지난 겨울 이 곳 무대 위의 당신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공연도 끝이 났건만 환하게 켜진 형광등 아래에서
준비도 되지 않았던 앵콜을 불러주던 당신의 모습이 기억나 애틋해졌답니다.
남자 가수들은 이런 미인대회 행사 섭외를 받으면 설레어 전날 밤 잠을 못잔다는 당신의 너스레에 야유도 날려보고.
하하호호, 깔깔거려도 보는 행복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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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디 메들리를 부르는 당신이 가까이 오자, 몰려드는 사람들, 그 속의 나.
나는 왜 이런 걸까요? 종소리만 들어도 침을 흘리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당신만 보면 반사적으로 달려나가는 나는 누굴까요?
내 속에 또 다른 내가 있는 것만 같아 황당하기도 하다지요.
손을 뻗어 당신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 학생들에게
"아냐아냐~ 이러면 안돼~" 노래가사로 주의를 주는 당신의 노련함에 다시 한 번 웃었습니다.
"오빠가 안된대~" 지인과 나는 박장대소를 하며 자리에 앉았지요.
들썩거리는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느라 힘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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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를 끝으로 앵콜없이 무대를 내려가는 당신의 뒷모습이 흐릿하게 보이는 것만 같았습니다.
세상의 시간은 왜 이리도 제멋대로일까요?
당신을 본 그 순간은 영원과 같았으나, 당신을 본 시간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으니....
나는 또 아쉬워서.. 속상해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내 두 눈에 담은 별같은 당신을 돌려보고, 또 떠올려 보고....
그럼 언젠가 또 그 영원과 같은 순간은 다시 찾아오겠지요.
당신이 낭송해 주었던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내사랑도 어디 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유효기간이 없는 내 기다림의 자세는 언제나 당신을 향해 있는 것임을 .... 전해 봅니다.
*개인 블로그에 썼던 글을 생짜로 긁어다 올려봅니다.
참.... 곱고 예쁘고 해사하더란 말 밖엔.. 할 말이 없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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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이뿐거 아니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