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시부터 입장이라는 문자때문에 두시부터 서둘러서 준비해서 벡스코에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작은 사람때문에 걱정했지만, 곧 에어돔을 둘러쌀만큼 줄이 길어지더군요.
감기때문에 찬바람쐬는게 너무 힘들었지만, 기다렸습니다.
지나가는 경호원을 붙잡고 몇번이나 물어보고, 손을 비벼가며 발을 동동 굴러가면서
그렇게 세시간정도를 기다리다가 겨우 입장했네요.
무대가 높았는지, 의자가 낮았는지... 장소는 생각보다 작아서 우리끼리 신나기 참 좋겠다 했는데
키가 작은분은 뒤에 계시면 참 보기가 힘들겠다 했습니다.
8시쯤에 입장을 해서 8시 15분경에 포커스라는 가수가 나와서 두곡을 부르고
그뒤엔 부활의 새로운 보컬이라는 분이 무려 세곡이나 불러주셨지요.
물론 그분들 노래실력은 감탄할만했지만, 게스트가 나온다는 소리가 있었던가 의아했었습니다.
게스트가 토탈 다섯곡이라니...좀 많은듯 했거든요.
그리고는 멋있게 등장할줄 알았던 우리 오빠께서 아주 어두운 표정으로 등장하셨습니다.
아무런 효과없이, 그냥 무표정한 모습으로 등장하셨지요.
아시잖아요. 우리 오빠는 무표정이 제일 무서운거...그거 화난거라는거...
그때부터 심상치않다 했습니다. 물론 게스트분들이 나오실때도 좀 의심은 했지만요.
그러고는 오빠 말씀하시길 호영이가 준비한것 다 보여드리지 못할것 같다고...
거듭 죄송하다고만 하시고, 어쩔줄 몰라하시는 모습에 심히 당황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자세히 말씀하시기엔 좀 그랬을테니 모르는 제속만 타들어갔지요.
큐시트가 없어서 그냥 신청곡으로 열심히 불러보겠다고 하시고는 작은가방으로 시작하셨습니다.
그 좋아하는 무대에서, 그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면서...그렇게 어두운 표정은 처음 본듯했습니다.
그래서 즐거운 마음보다 걱정부터 앞선게 사실이네요.
그래도 우리 오빠는 너무나도 열심히 해주셨습니다. 이게 정말 라이브가 맞을까 할 정도로 말이에요.
춤을 저렇게까지나 추면서 어떻게 저런 라이브가 나올까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어요.
분위기가 그렇게 휩쓸려서, 좌석제에서 스탠딩으로 급변경되고는 분위기는 더 좋아졌지요.
물론 중간중간 오빠는 계속 미안해했습니다. 어쩔줄 몰라했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오빠의 잘못이 아닐꺼란걸 당연히 알았기에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한참 흥이 오를무렵, 마지막 곡이라고 하시면서 고백을 부르셨지요 아마? (지독한 호이상실때문에-_-;)
그리고는 0%를 마지막으로 정말로 공연이 끝났습니다.
그게 아마도 9시 40분이었을겁니다. 너무 빨리 끝나서 너무 즐겨서 그런가 싶어서 시계를 보니
생각보다 너무 이른시간이더군요.
마지막까지 미안해하며, 오늘은 손호영짱이 아닌 여러분짱이라며 큰절까지 하시는 오빠를 보면서
정말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저사람 지금은 저리 웃지만 뒤에선 얼마나 혼자 아플까...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서 씨디로 흘러나오는 오빠 목소리에 맞춰서 우리끼리 노래도 부르고
한참을 그리 서있다가 결국은 발길을 돌렸습니다.
저도 저지만, 다른 지방에서 오셨을분들 참 속상하겠다 싶었습니다.
즐겁게 보고 설레임을 가득안고 나서야할 귀가길이, 여기저기서 울음보가 터졌더군요.
나이가 적든 많든, 그를 사랑하는 마음 가진 사람들.. 여러가지 이유로 가슴 미어지기에
그리 서럽게 울더군요.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정말 울컥했습니다.
이번 콘서트,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모릅니다.
예매한 날부터 달력에 엑스표 그어가면서 하루하루 설레임에 가득차서 기다렸습니다.
너무 공연에 목말라있었기에, 5년만에 가까이서 보는 오빠이기에...
어린나이에, 결혼을 하고 애기를 낳고 살면서 살림하느라 바쁘고 지쳐서
공연이고 공방이고 엄두도 못냈습니다. 물론 부산에 산다는 지역적인 핸디캡도 있었구요.
7만원이라는 돈, 작은돈 아닙니다. 가계부 쓰면서 한달 빠듯하게 돌아가는 살림...
큰맘먹고 가겠다 마음 먹은겁니다. 저도 그런데 나머지 어린팬들은 오죽할까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무슨일일까 싶어 퓨어부터 왔습니다.
아직 정확한 이유가 밝혀진건 아니지만, 지금 다른분들이 말씀하신 이유라면 참기가 힘드네요..
그 한사람의 이기심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울어야할지...
몸도 안좋은 오빠는 우리에게 미안해하면서 얼마나 아파할지...참 화가 많이 나는 날입니다.
그래도 한시간의 공연, 정말 대단했습니다.
극강라이브는 빛을 발했고, 저렇게 방방 뛰면서도 그 삑사리(?) 한번 안나더군요 ㅋ
애교도 어찌나 많으신지...정말 녹아내렸습니다 ㅠ
오늘 다녀오신 분들, 평소보다 두배의 목소리로 응원하시느라 애 많이 쓰셨습니다.
미안해할까봐, 더 미안해하면서 몸을 아끼지 않고 소리높여 응원하는 모습 참 인상깊었습니다.
아무쪼록, 크리스마스는 행복하게 지내셨음 좋겠네요.
일년중 크리스마스가 가장 좋다는 오빠처럼, 화를 내더라도 크리스마스는 지나고 내라는 오빠말처럼
크리스마스는 정말로 행복하게 지내셨음 좋겠습니다.
다들 호이스런 하루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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