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학교에서 재즈밴드부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일년에 겨울, 봄 딱 두번있는 콘서트를 위해
없는 시간 쪼개어 가며 열심히 연습합니다.
이번 크리스마스 공연은 별 탈 없이 지나갔으나.. (다행이도)
문득 작년 봄 공연이 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작년 봄
그때도 저희는 콘서트 준비를 열심히 했습니다.
리허설이라면 말다했구요
콘서트 전날에는 밤 10시까지 무지하게 달렸습니다.
콘서트밴드라면 사람이 많아서
한 악기가 실수를 해도 덮어서 넘어갈수있으나
재즈밴드의 경우 겨우 맴버가 5명이기에
약간의 실수도 용납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저희가..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뭐 .... 엄연히 따지자면....
저와 다른 한 맴버의 실수지요.
한가지 제가 저지른 실수는 공연 준비중 소중히 다루어야 할 제 악기를
바닥에 떨어트린실수입니다.
악기는 살짝만 비트러져도 소리가 많이 달라지는데,
제 색소폰은 무지하게 ...... 비틀렸습니다.
물론 그 당시때 다른 맴버들과 이리저리하여 열심히 조율해서 대충은 맞췄습니다만
그게 그런다고 고쳐지겠습니까....
공연은 5분도 채 안남았지...
엑스트라로 준비된 악기는 없지 ...
준비하라는 소리에
그냥 눈 찔끔감고 무대에 나가버렸습니다.
여기서 또 다른 실수가 터졌습니다.
제 악기 조율한다고 도와주던 다른 맴버가
정신이 없어서... 세상에
테너색소폰을 가지고 나와야 할것을 알토 색소폰을 들고 무대에 나온겁니다
물론 바로 정색하고 무대뒤로 뛰어들어가
테너를 들고 나오긴 했지만
벌써 관객들은 어리둥절해 합니다..
웅성웅성....거리는 소리에 더 긴장하고
.....
음도 화음도 아무것도 안맞는 정말 한마디로 엉망인...
공연을 하였습니다.
짧은 공연시간동안 정말 가시밭길을 걷는것 같았습니다.
끝나고 물론....
울었습니다.
밴드담당 선생님이 오셔서 무지하게 화내시고
공연 총 책임자 선생님이 오셔서 앞으로 공연하지 말라고 소리지르시고
그렇게 우리는 남겨져서 무대위 정리하면서
울었습니다.
물론 제 주위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았기 때문에
저를 위로하려 했지만
다른 관객들 중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그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은...
....숙덕숙덕거리더라구요....
전 지나가다가... "최악"이었다라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정신도 없고 그래서
그냥 눈에 눈물 그렁그렁 맺힌채 돌아다녔습니다만......
제 방에 들어서고 나서....
저...밤새도록..울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이 곳에 이렇게....
길게 길게 풀어서 하는 이유는 다른게 아닙니다.
무대위에도
무대밑에도
서 본 사람으로써
말씀드리자면
공연이 어느 한부분이라도 잘못되었을때
제일 떨리고
제일 불안해하고
제일 걱정스럽고
제일 짜증나는 사람은
그 공연을 보러 온 관객도 아니요
그 공연을 진행하는 staff도 아니요
그 공연을 주최한 회사도 아니요
바로 그 공연을 하고 있는
그 무대 위에 서 있는 사람입니다.
전 지금 너무 놀라고 걱정이 되어서 몸이 부르르 떨립니다
하지만 더 걱정이 되는 것은
지금 가장.... 힘들어하고 있을
그 분입니다....
호영사랑
2006/12/25
어제도 공연 시작전까지 리허설을 했어요!!!
저러다 쓰러진다고 다들 걱정했습니다. 완벽주위 성격.....고집불통.....그냥 쉬엄해도 되는데
안타꺼웠어요....그 전에 구미가지 가서 미니 콘서트 하고.....그 열정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어요......손호영씨에 대해서 조금만 알아보세요~ 어떤 사람인지 그려집니다.
최고로 힘들고 피해본 사람은 가수입니다. 정말 멋진 무대 보여주지 못한 그 심정 이해해주세여!!! 공연장 가셨던 분들....
무대 위에서 참 많이 아팠을, 지금 이 순간에도 참 많이 슬퍼하고 있을, 그가 너무나 걱정되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내가 그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음에 미안하고 가슴아파서...
12월 25일 성탄절날....저는 잠이 오질 않네요......
그런데...그런데......지금.....그 역시도 잠이 오질 않을텐데...이 일을 어쩌면 좋아요....
